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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Feb 17. 2016

나눔엽서 프로젝트

아이들에게 나눔의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창체시간에 경제교육을 하게 되었는데, '희소성'이 주된 교육내용이었다. 희소성이 클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

'희소성'이야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이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희소성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이 영상 하나 볼래?"

EBS 나눔의 법칙 1화를 보여주었다.

어려운 환경과 형편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하시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분은 정말 희소한 분이지? 나눔이라는 건 참 가치있는 일이야."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나눔의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


1. 기부금을 모은다.

 : 처음엔 내가 엽서제작 비용을 모두 담당하려고 했으나, 아이들이 스스로 내면 더 의미있겠다는 의견을 내주었다. 그래서 정한 기부금 모금규칙은 다음과 같다.

- 진심을 담아!
- 기부는 자유!
- 금액도 자유!
- 오로지 자기 용돈으로만!

^_^아침시간에 모금함을 앞에 놓아두었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용돈을 기부했다.


2. 엽서를 제작한다.

 : 아이들이 직접 그려서 제작한다. 1학기 때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엽서를 만들어 어버이날에 엽서를 보낸 적이 있다. 엽서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린다.

- 작품은 정성껏!

- 개인당 작품 수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 아이들 작품을 스캔한다. (앱 활용)

- 업체에 정리한 파일을 보낸다.

- 결재 후 배송

^_^ 아이들이 낸 기부금으로 부족한 부분은 내가 모두 충당하는 것으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3. 판매한다.

 : 판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사실 '아이들이 이걸 사려고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분은 부모님께 판매하는 것으로 진행했으나, 하고 나니 충분히 다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 일주일 전에 동학년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했다.

- 나눔엽서 판매를 알리는 포스터를 아이들이 직접 그려 판매일 이틀 전에 몇 군데 붙였다.

- 당일 교실 앞 복도에 책상을 세 개 붙여 판매대를 만든다.

- 엽서를 종류별로 진열한다.

- 판매하는 역할은 2명씩 미리 정해서 쉬는 시간마다 돌아가며 판매한다.

- 엽서 한 장의 가격은 학급회의를 통해 300원으로 정하였다.

- 공연팀도 미리 지원을 받아 판매대와 조금 떨어진 공간에서 음악시간에 함께 연습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한다.

- 소란스럽지 않도록 판매를 맡은 사람 외에는 판매대 주변에 가지 않기로 사전에 약속해 두었다.

^_^ 우리의 예상과 달리 나눔엽서 판매는 아주 인기가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기뻐했다. 판매를 맡은 아이들, 공연을 맡은 아이들, 그리고 판매대를 정리하는 아이들 모두 성실히 참여했다.

Sold out!


4. 가치있는 나눔을 한다.

 : '수익금이 있다면(^^;) 가치있는 나눔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었는데, 수익금이 생겼다.

총 금액 113140원. 아이들이 기부한 돈보다 더 많아졌다.

-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었다.

- 결정된 것은 같은 또래의 어려운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것!

-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는 보육원에 학용품을 구입해서 선물로 드리자는 것으로 구체적인 방법이 정해졌다.

- 아이들은 은행에 가서 잔돈을 지폐로 교환하고, 문구점에서 학생들이 필요한 학용품(샤프, 볼펜, 공책 등)을 구입했다.

- 전달하는 것은 아이들이 직접 취지를 설명드리고 전달하고 왔다. 나는 운전기사만.

^_^ 아이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젝트가 아이들의 마음 밭에 작은 나눔의 씨앗을 던져주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래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다. 50장 정도의 작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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