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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Oct 24. 2016

그늘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

배려를 가르치며...

학교에는 아이들의  편안한 학교생활을 위해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아침에 교통봉사하시는 지킴이 선생님, 녹색어머니, 복도 등을 청소해 주시는 분, 화장실 청소를 해주시는 분, 우유를 배달해 주시는 분들, 급식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 야간에 학교를 지켜주시는 분, 교실의 기름걸레를 바꿔주시는 분,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시는 주무관님들, 인쇄를 해주시는 분, 망가진 물건을 고쳐주시는 분 등, 아주 많다.


하지만 그분들은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 담임선생님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복도를 지나다 선생님들을 만나면 인사를 곧잘 하지만, 그런 분들을 마주칠 때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조명을 받지 못하지만 언제나 묵묵히 궂은 일들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알아드리는 것. 그분들의 수고를 알아드릴 때의 그분들마음을 생각해 보는 것. 우리를 위해 그늘에서 성실히 일하시는 분들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것.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작은 표현에 크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활동 하루 전에 이런 취지를 설명하고 그런분들에는 누가 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눈다. 그리고 어떤 분께 편지를 쓰고 싶은지 생각해 오도록 한다. 그리고 학교에 올 때 그분께 드릴 작은 음료수 한 병과 편지지를 들고오라 한다. (음료수를 준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한통 준비한다.)


칠판에 어제 이야기 나누었던 분들을 적고 쓰고 싶은 분들을 정해나간다. 골고루 빠짐없이 편지를 쓰도록 한다.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서 중학교에 가면, 그곳에서도 주목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에 성실한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의 경험을 통해, 그때도 그분들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이야기 했다.


가족들과 함께 먹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오는 길에 아파트 경비실에 들러 경비아저씨께 아이스크림을 드리고 뿌듯하게 집에 갔다는 우리 반 한 아이의 일기를 소개하며, 그렇게 살아가라고. 남들이 하찮게 여길지도 모르는, 남들은 바라볼 줄 모르는, 그런 사람들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그들의 삶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그렇게 자란 너희들은 좋은 어른이 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담임선생님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다는 면에서는 전담선생님들도 비슷하다. 아이들은 체육, 음악 전담선생님들께도 편지를 썼다.


아이들은 정성껏 준비를 해왔고 진심을 담아 글을 썼다. 그리고 직접 배달!(야간 경비 아저씨께는 내가 대신 전해드렸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정성에 크게 기뻐하고 고마워 하시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해했고, 보람을 느꼈다.


배려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라고 했다.

주목받지 못하는 생활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해내시는 분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그 수고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어쩌면 그것은 지쳐있었을지도 모르는 그분들의 삶에 용기를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나아가 그분들로 하여금 그리고 나에게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배려를 배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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