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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Mar 02. 2016

첫 만남

책상 위에 그동안 만들었던 일기문집을 한권씩 올려 두었어요. 아침에 교실에 온 아이들은 읽을거리가 있어 덜 어색하고, 일기문집에 써놓은 나의 글을 통해 올해 담임이 될 나의 모습을 조금 상상해 볼 수 있겠지요. 문집 대부분이 5, 6학년 일기니까 자기들의 올해 학급생활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칠판엔 첫 만남에서 할 이야기와 활동들을 간단한 글과 그림으로 나타내 두었지요. 이 그림지도를 따라 첫 만남을 진행해 보려고요.

1. 선생님은 어떤 사람일까?

: 첫인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것이랍니다. 첫 만남 안내장에 한줄 정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다 쓰고나면 반 아이들 전체가 다 발표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까지 말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우선 교사가 자신의 약점을 살짝 드러내면서 물꼬를 터주면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다 듣고는 "오늘부터 시작된 이 만남이 계속 쌓이다보면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겠지요? 선생님 또한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겠지요? 마지막에 우리가 헤어질 때, 여러분은 선생님을, 선생님은 여러분을 어떤 사람으로 평가하게 될까요? 더 세월이 흐른 뒤에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하고 아이들을 둘러보고, "선생님은 여러분을 참 사랑했다고 기억하고 싶어요. 아니, 서로 참 사랑했다고 기억하고 싶어요.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이네요." 하고 마무리합니다.

2. 책상 이야기 - 모든 것이 다 스승이다.

: 학반배정을 받고 교실청소를 하다가 보니 책상이 유난히 지저분하게 느껴졌지요. 그래서 청소스펀지와 걸레로 닦다가, '이 책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이야기.

: 30개의 책상, 아이들은 28명. 모든 책상을 아주 깨끗하게 닦았지요. 딱 하나만 빼고요. 그 하나는 가운데 분단의 앞에서 두번째 자리입니다. 내일 아이들은 여기저기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잡겠지요. 다른 책상에 비해 지저분한 그 책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자리가 아이들에게 더럽다는 이유로 소외받는다면 최고겠지요. 칠판에 그려둔 책상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걸 왜 그렸을까?"

그 책상을 아이들이 찾아내면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이 책상에 앉았는데, 좀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이 책상엔 아무도 앉지 않은 이유가 뭘까?"

"더러워서 싫었을 거야."

"누가 쓰던 책상이었을까?"

준비해둔 청소스펀지와 걸레로 그 책상을 깨끗하게 닦는다. 깨끗하게 닦고는

"뭐 배운 것 없습니까?"

"배운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써보세요."

"무엇을 배웠습니까?"

"선생님이 직접적으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고, 걸레로 책상을 깨끗하게 닦는 모습을 보고 뭔가 배운 사람이 있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배우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스승은 없을 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스승이 될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이 선생님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선생님을 만난다면 선생님과 여러분은 진짜 스승과 제자가 되겠지요."

"선생님이 의도한 것을 여러분이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선생님을 통해 좋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여러분 앞에서 좋은 모델이 되고자 애쓸 겁니다. 우후~ 이런 모델 말고요."


3. 접촉으로 인사하기

: 출석번호를 알려주며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인사하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접촉을 시도하면 거기에 맞게 반응해주면 되지요.

'지식채널-접촉' 편을 봅니다.

'허리가 아파 꼼짝 못하다 주사를 맞으러 엉금엉금 병원에 갔는데, 척추에 주사를 놓는다는 말에 너무 무서웠지만, 의사 선생님이 어깨에 손을 대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는 경험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는 시작!

"선생님 뭐야~ 처음 보는 사람한테 접촉을 하자니~ 변태 아니야? 선생님은 변태 아닙다."

웃긴 이야기로 긴장을 플어주면 좋겠지요.

아이들의 특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지요. 많이 어색해 하는 아이에게는 악수를 먼저 권하면 됩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포옹을 시도해 오는 아니도 있습니다. 펄쩍 뛰어올라 업히는 아이도 있었지요. 물론 대부분은 악수입니다. 아이들 한명 한명 접촉이 끝나는대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손을 씩씩하게 내밀어 주어 참 고마웠습니다."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어서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손이 참 따뜻했습니다." 와 같이요.


4. 키 번호, 짝 정하기

: 복도에 나가서 남, 여 한 줄씩 키대로 줄을 섭니다.

손가락 하나 - 차렷

손가락 둘 - 열중쉬어

손가락 앞으로 - 앞으로 나란히

등을 간단히 약속합니다.

"뒤로 번호!"

"늦는 쪽은 벌칙! 뒤로 번호!"

군대식 훈련 느낌으로 약간의 긴장감을 맡보게 하고 씩 웃으면 아이들도 모두 즐거워 합니다.

키대로 남, 여학생들을 앞에서부터 앉힙니다. 다 앉고 나면 시력 등을 고려해 조정할 부분은 조정합니다.

모둠도 4명씩 정합니다.


5. 문장완성하기

: '지식채널-2007,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사는 것'을 봅니다.

비어있는 문장을 완성합니다.

"처음 떠오르는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주세요." 하고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됩니다.

6. 주사위 쌓기 - 딱 두마디!

: 출석번호대로 한명씩 나와 '자기 이름'과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말을 딱 두마디만 합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주사위를 하나 들어 쌓으면 됩니다.

아이들은 주사위에 더 관심을 가지긴 하지만, 자기소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즐거운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십중팔구 아이들은 하나의 기둥을 만듭니다. 그래서 대부분 쓰러지지요. 주사위를 쌓는 모습에서도 아이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지요. 쓰러지면

"쓰러지는 게 당연하다. 다시 하면 되는거야!"

하고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순서가 뒤인 아이들은 더 긴장하기도 합니다. 쓰러지면 앞에 선 아이를 비난하는 아이가 있기도 합니다. 그땐 멈추고 가르쳐야겠지요.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격려하고 가르치고 하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자기소개활동입니다.


7. 짝짝짝 반짝반짝 쉭! - 발표약속 및 연습

: 집중신호, 내 의견 발표, 다른 의견 발표, 보충하기, 질문하기, 친구 칭찬하기 등의 약속을 정합니다. 직접 연습해보면서 게임하듯이 진행합니다.

"누구야!"

"네!" -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에서 가장 가운데 위치의 아이들을 향해 돌아서서 - 삼단논법으로 말하기

삼단논법 : 질문반복-자기 생각-이유

8. 틀려도 괜찮아. - 자신감 발표

: '틀려도 괜찮아.'플래시 동화를 봅니다.

'자신감 발표' 를 안내합니다. :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신있게 전달하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매일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삼단논법으로 크게 말하는 활동입니다. 매일 목소리의 크기는 커집니다. 마치 스포츠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같은 느낌으로 진행합니다. 남여남여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아래의 형식대로 가르칩니다.

"여러분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입니다. 왜냐하면 ~ 때문입니다."


9. 사진찍기

: 인화하여 사물함 문에 부착합니다. 아이들 사진을 틈틈히 찍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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