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를 뽑았다.
도착했을 땐 이미 19번째.
내 뒤로도 더 줄이 이어졌고 모두들 표를 받고는 돌아선다.
지루한 기다림을 견딘 사람이 받은 표는 그래도 앞 번호다. 그러나 한 발 늦은 사람은 더욱 초조하기만 하다. 번호가 늦다는 것은 나중에 더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진료를 받을 권리를 얻으려면 한 시간 뒤에 있을 접수시간에 늦지 않아야 한다.
더 나은 것 같이 느껴지는 진료를 받기 위한 이 경쟁으로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 부모의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