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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Apr 11. 2016

성겸이의 뒷모습

겸이와 첫 라이딩!

누나가 두발자전거 연습을 한다고 보조바퀴를 뺄 때, 자기 것도 빼달라던 겸이.

다시 보조바퀴를 달았었다.


그리고는 오늘 저녁을 먹고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 한다.

누나랑 함께 나왔다가 누나는 먼저 집에 들어가고 겸이와 둘이 남았다.

 "겸아! 우리 온천천 갈래?"

 "응. 좋아!"

우리의 첫 라이딩은 이렇게 시작됐다.


 "아빠! 그럼 온천천 갔다가 올 때 슈퍼에서 뭐 한 개 사먹자."

 "좋다. 그럼 마실 거 하나만 사는거다."

 "그래. 좋아! 난 딴 거는 필요없어."

 "오! 겸이 멋진데!"


누나 학교 뒷문에서 온천천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으아아악! 야아압! 으...윽!"


온갖 기합을 넣어가며 제 힘으로 그 길을 오르려고 애를 쓴다.


흐뭇하게 그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자전거가 밀려 내려올 때쯤 등을 밀어준다. 쑤우욱 올라가는 겸이 자전거.


 "야호! 재밌다!"


온천천에 내려가는 계단에서 겸이는 자전거에서 내리고 난 자전거 두 대를 들고 계단을 내려간다.

 "아빠! 나는 씽씽카는 들 수 있는데, 자전거는 너무 무거워서."

 "괜찮아. 아빠가 들어주면 되지."


온천천 자전거길을 달리다가 겸이가 묻는다.

 "아빠! 이 길은 어디까지 있어?"

 "계속 있지. 근데 반대쪽 길로 가면 구서동 할머니집까지 갈 수 있어. 다음에 가볼래?"

 "우와! 가보자!"

 "근데 거기 가려면 통과해야 하는 일이 있어."

 "뭔데?"

 "내일 태권도에서 합숙하고, 다음날 온천천 오래 걷기훈련 하제? 그거를 통과해야 갈 수 있어."

 "아..! 다리가 아파도 참아야 하니까?"

 "그렇지!"

 "좋아!"


 "겸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타고 돌아가자."

 "그래."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겸이가 한마디 한다.

 "아빠, 아까 다리가 너무 아파서 그만 타고 싶었는데, 끝까지 했어."


아들, 겸이의 뒷모습을 보며 자전거를 탔다.  씩씩하게 페달을 밟는 겸이가 참 대견했다.


그 뒷모습을 언제나 응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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