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심리학 37 | 절대 고독
홀로, 사람들과 생각들의 물결들 사이에 머물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새삼 군중 속의 고독, 한 인간 개체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망망대해 드넓은 바다에 홀로 떠있는 섬과 같다는 생각이 들다.
사람의 섬은 생명 있는 동안 삶의 바다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사람의 섬은 생명이 흩어져버리면 삶의 바다 위에 그 모양과 흔적은 어느 순간 사라지리라.
하지만 사람의 섬이란, 대자연의 근원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는 것.
어느 순간, 사람의 섬에는 생명은 다시 살아난다네.
비록 인간의 눈과 인간의 시간 속에서는 비록 볼 수 없었고 알 수 없었으나
이 모든 것은 바다의 수면 아래, 대자연의 뿌리로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것.
이제 다시 생명의 시간, 그때가 왔도다.
섬이란,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하나이고,
섬이란, 있으면서 없고 또 없으면서도 있는 것.
섬이란, 크건 작건, 잘 났건 못났건, 척박하건 비옥하건 모두 한 뿌리 한 근원으로부터 온 것이건만.
사람의 섬은, 애당초 이름 없는 섬.
사람이 사람의 섬을 부를 때 그냥 불러 이름이 된 그 이름이 그 섬의 본 이름은 아닐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