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의 심리치료 60_접촉 위안
해리 할로의 유명한 원숭이 실험으로 돌아가보자. 원숭이 새끼를 어미로부터 강제로 떼어놓은 후 두 인형이 있는 방에 가둬두었다. 하나는 몸에 젖병이 매달려있는 철망 원숭이었고,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천을 감아 만든 헝겁 원숭이 인형이었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당연히 젖을 주는 철망 인형에게 원숭이가 애착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새끼 원숭이는 처음에는 어미와 떨어져 공포에 울부짖고 사방에 대소변을 뿌리고 고함을 질렀지만 어떠한 노력으로도 어미에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인형 원숭이에게 매달렸다. 그런데 그 매달린 대상은 젖을 주는 철망 인형이 아닌 부드러운 헝겊으로 만든 인형이었다. 특히 낯선 물체가 나타났을 때에는 더욱 헝겊 인형에 매달렸으며, 헝겊 인형과 같이 있을 때에는 좀 더 용감하게 익숙하지 않은 장소를 더 잘 탐색하였다. 이 실험의 결과는 명확하다. 어린 원숭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먹이의 ‘보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부드러운 헝겊 인형 위에서 자라난 원숭이조차 어른 원숭이가 되면서 신경질적이고, 비사교적이고, 자폐적으로 자기를 자극하고, 자기 몸을 훼손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했다. 실험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접촉’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심리학자 해리 할로(Harry Harlow)의 실험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가장 비슷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생애 첫해를 ‘구순기(the oral stage)’로 규정한 것을 바탕으로 발달 심리학에서는 아동이 가지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배고픔, 갈증, 통증의 완화를 어머니가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라는 설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존 보울비에 의해 ‘찬장이론(cupboard theory)’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이론은 엄마는 먹이창고와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져서, 필요에 의해 엄마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조건반사와 같이 보상이론이 배경이 된 것이다. 즉, 부모가 아이를 보살피면 그 아이는 부모의 보상 때문에 사랑의 마음이 생겨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바른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적당히 조절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해리 할로의 이 원숭이 실험을 통해 뒤집어진다.
할로는 먹이가 아닌 ‘접촉위안(contact comfort)’이 어린 원숭이가 어미로부터 형성하는 애착에 더 중요한 변수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실험을 통해 할로는 ‘접촉이 애착의 형성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가’를 알게 되었고 곧 학술지에 발표하게 된다. 그 이후, 신체 접촉이 주는 위로와 정서적 효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개념인 ‘접촉위안’이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이러한 동물실험 결과를 통해 인간의 애착 시스템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접촉에 굶주린 아이는 잘 먹지 않고, 두뇌와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된다. 또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 이성 관계에 적응을 못하고 우울증과 불감증에 시달리게 될 확률이 높다.
동물보다 더 오랫동안 양육자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인간의 경우, 어린 시절에 엄마로부터 따뜻한 접촉의 보살핌을 적절하게 받았는지, 또 아이의 요구에 잘 응답하며 반응해주는 엄마가 옆에 있어주었는지가 아기의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의 생애 초기에 있었던 방치된 자기로서의 ‘소외’ 경험은 이처럼 근원적이고 관계의 맥락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신체심리치료를 비롯한 애착 중심 치료의 초점에는 당연히 몸이라는 ‘신체적인 자기’도 포함해야 한다.
애착 행동을 이끄는 시스템에서 정해진 목표는, 양육자와 가까이 하려는 거리의 조절이 아니라 자신이 ‘안전한가 하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에 따르는 지극히 주관적인 상태이다. 아이의 ‘안전함’에 대한 느낌은 양육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아이 자신의 기분과 신체적인 상태 및 상상을 포함해서 아이의 내적인 경험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우리나라 세월호의 침몰 순간에, 대구 지하철 대참사 때 불이 나서 죽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에선 9.11 사태와 같은 위협의 순간에서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렇게 위협이 극심할수록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는 더 강해진다. 천둥소리가 요란하고 번개가 번쩍일 때 아이들은 엄마 품으로 뛰어든다. 긴급할수록, 공포가 클수록, 많이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 할 때도 애착의 대상인 엄마에게 피부가 닿도록 가까이 다가가서 강하고 넓은 접촉으로 연결되기를 원한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에서도 애착행동은 드물지 않다. 신체적으로 친밀함을 체험하고 확인하는 행동은 유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이것은 더 나이가 들었어도, 또 어른이 되었어도 감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점은 분명하다.
토대가 약하고 골조가 성긴 채로 지어진 집은 스스로 허물어진다. 그런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은, 취약한 부분을 보수하고 보강해서 새롭게 하는 일이다. 집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생명을 갖는다. 그리고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잦을수록 집은 빛이 나고 오래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tIyO2NP_4yM
Mother of mine!
You gave to me all of my life to do as I please.
I owe everything I have to you.
Mother, sweet mother of mine!
Mother of mine!
When I was young
You showed me the right way things should be done.
Without your love, where would I be?
Mother, sweet mother of mine.
Mother, you gave me happiness
much more than words can say.
I pray the Lord
that He may bless you every night and every day.
Mother of mine!
Now I am grown. And I can walk straight all on my own.
I\'d like to give you what you gave to me.
Mother, sweet mother of 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