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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Dec 15. 2016

휴(休), 안도의 한숨

접촉의 심리치료 18_보살핌과 미주신경

접촉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실천 도구

신체 접촉이 안전함을 느끼게 하고  신뢰도를 높여주며 위안을 준다는 것은 좀 더 명확해졌다. 따뜻한 접촉은 우리 몸의 생리적 변화도 일으켜 심혈관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면서 연민 반응과 직접 관련된 신체의 미주신경(vagus nerve)을 활성화 시킨다. 숨 뇌에서 나오는 제10뇌신경 부교감 신경 중에서 가장 큰 미주신경은 운동과 지각의 두 섬유를 포함하는데 척추 위쪽에서 시작하여, 발성에 관여하는 근육인 얼굴 근육 조직, 심장, 폐, 신장, 간, 소화 기관을 연결하면서 온몸을 돌아다닌다.

이미지 출처 : http://theheartysoul.com

미국의 생리심리학자 스테펜 포지스는 미주신경이 보살핌과 관계되는 소통 체계의 근육 집단, 즉 얼굴 근육 조직과 발성 기관을 자극하는, 보살핌을 관장하는 신체 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이 미주신경의 반응 중 하나는 ‘안도의 한숨’인데, 곤경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투쟁-도피 반응의 생리적인 현상을 가라앉히고, 안전함의 확인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고 이완되었을 때 나오는, 그런 편안한 한숨 말이다.


또한 미주신경은 신뢰와 사랑을 느끼는데 밀접하게 관여하는 신경 펩티드 옥시토신 수용체의 풍부한 망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미주신경이 작용하여 친화적인 발성과 평온한 심장 혈관 생리를 자극하면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고 따뜻함, 신뢰, 헌신의 신호가 두뇌와 몸 전체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짐작된다.


미주신경은 포유류에게만 있다. <선의 탄생>의 저자인 버클리 대학의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 교수는 미주신경이 진화 과정 중에 등장하게 된 까닭이 보살핌의 행위라는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새로운 행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주신경이 작동한 덕분에 동정심과 모성 본능이 인간의 사회적 진화의 중심축이며, 인간의 내면에 본성으로 자리 잡고 있던 ‘선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하는 일인 ‘인(仁)’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대처 켈트너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가 등을 토닥거리고 팔을 어루만지면서 서로 나누는 일상적인 접촉의 친밀 행동은 우리 인간이 사랑과 공감, 그리고 연민(compassion)을 표현하는 일차적인 언어이고,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드는 연민의 마음을 확산하기 위한 최고의 실천 방법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터치를 심리 치료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신체 심리 치료는 내담자들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마음 나눔과 평화를 조용히 깃들게 하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Loving Touch-Deuter

https://www.youtube.com/watch?v=okPzfFFxn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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