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의 심리치료 29_감정 유발자에게 먼저 손 내밀기
부드럽고 약한 것이 딱딱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
柔弱勝剛强
_老子
어떤 대상에게 손을 내밀어 접촉한다는 것은 마음과 몸으로 서로 연결되어 하나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며,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음에 대한 알아차림이 일어나게 해주는 행위이다. 얼마나 한 잡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서로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상태일 때도 손을 내밀어 접촉이 가능할까요?”
미움과 증오의 마음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 피를 부르는 주먹 한 방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담은 부드러운 손길을 상대에게 내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손을 내밀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는 그 상태는 자발적이며 소통과 화해에 대한 요구가 마음속으로부터 일고 있다는 아주 미묘한 실마리가 아닐까. 잠시 생각에 머물고 있을 때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우리 인간이 병든 상태에서 온전한 건강의 상태로의 회복에 대한 긍정의 패러다임이 떠올랐다.
"병이 온 길이 있으면, 병이 나가는 길도 있다."
내 마음이 가는 곳에 생명의 에너지(氣)가 가고, 생의 에너지가 조화와 균형을 찾아 역동적으로 흐르면 내 몸의 병도 간다는 원리를 말하는 메시지다. 우리 몸과 마음의 병든 상태를 바로 잡는 것은, 그처럼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소통하면서 이루어지는 조화와 균형의 회복이다. 그 상태는 한 마디로 유연함이라고 할 수 있다.
미움과 분노, 증오로 가득한 상태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아주 거칠고 강직하며, 타협이 어렵다. 깊은 호흡과 함께 미움, 증오, 분노에 사로 잡힌 나를 바라보면 그 상대로부터 온 감정이 아니라 나로부터 비롯되었을 수도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이 내가 자리 잡기 위해 들어온 경로를 알아차리게 되다면 내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어떠한 길인가 하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게 마련.
내 마음을 바라보면 내 감정의 유발자였던 그 존재에게, 그리고 감정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인 나에게 연민의 마음이 떠오른다. 연민(憐憫/憐愍)은 다른 사람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동정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동정과는 달리 연민은 그 자체의 감정을 의미한다. 연민의 마음을 내가 내게로, 또 내가 그 대상에게로 주기 위해 내 손을 내밀고 싶다는 마음이 떠오르는 바로 이때가 존중과 화해, 그리고 공감의 출발점이다.
미움과 증오, 분노의 대상이 지금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보라. 그 사랑의 손길로 나와 그리고 그 이가, 또 그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사회가 바뀐다.
http://somaticpsychotherapy.modoo.at/
The Chant of Metta 자애송
https://www.youtube.com/watch?v=_y8xUjIwN5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