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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Dec 29. 2016

사랑의 손길

접촉의 심리 치료 28_반려동물과의 소통

노환으로 시름시름 아프다 주인이 오길 기다려 마침내 주인 무릎 위에서 생을 마감한 우리집 반려견 '판사'옹. 살아있을 때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을 보며 그 아름다웠던 접촉의 순간을 기억한다.

약손으로 보살핌을 받는 동안, 본능적인 감지능력으로 손에 담긴 사랑을 바로 알아차린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생명의 살림을 위한 것이라면 의식의 근원에서부터 정점에 이르기까지 서로 통한다. 보살핌의 접촉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면서 가장 초월적인, 사랑.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어루만져주는동안 이 반려견은 주인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취약함의 영역인 배를 홀랑드러내고 편안하게 누워 황홀경에 빠져있다. 살아있는 생명들이 사랑의 손길로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깊은 이완과 공감, 사랑의 파동으로 서로 공명하며 막힘없는 소통이다.

이 생명체에게도 더 오래도록 생명을 이어가면서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사람이든 또다른 동물의 종이든 '사랑'은 생명 살림을 위한 궁극의 에너지다.
모든 생명체에게 따뜻한 손길로 전하는 접촉은 그러한 사랑을 나누는 도구이다.
그 접촉의 접점에서 생명의 불길이 타오르게 만드는 풀무질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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