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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Mar 13. 2017

면역력을 높여주는 터치 테라피

접촉의 심리치료 36_터치로 면역력을 높여라

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는 복잡계로서 존재하는 우리 인간이 온전하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가지라고 꼽을 수 없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몸과 마음이 외부로부터의 위협적인 자극으로부터 나를 지켜낼 수 있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체적인 자기, 즉 몸이 가지고 있는 면역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면역 기능을 한마디로 정의내리자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패라고 할 수 있다. 면역력(免疫力)이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을 말하는데, 면역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 몸의 여러 기관과 세포, 그리고 물질이 공동체로 관여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용한다. 면역시스템은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선천면역(자연면역)과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획득면역(적응면역)으로 구분된다.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단순히 파수꾼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신체의 기능 저하와 세포조직의 노화를 막아준다. 따라서 면역시스템이 튼튼하면 스트레스에도 강해지고,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에도 걸리지 않는다. 


미국의 심리학자로 마이에미 의대 교수이자 '터치 연구소' 소장인 티파니 필드(Tiffany Field) 박사는 터치의 치료적인 효과에 대해서 가장 많은 연구를 해오고 있는 학자다. 티파니 필드는 인간에게 신체적인 접촉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그중에서 신체적인 접촉을 기반으로 하는 터치 테라피가 인간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려주는 연구가 있어서 소개해본다. 


터치는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피부의 기능과 1차적인 관계가 있다. 피부는 면역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T세포를 만들어내는 흉선(thymus)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비슷하다. T세포는 병원균을 파괴하기 때문에 면역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며 암,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터치가 직접적으로 면역력 강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티파니 필드는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대학생 50명을 무작위로 뽑아 10명씩 5개 그룹으로 나눈 뒤 실험을 했다. 5개 그룹은 다음과 같았다.

1)눈을 감은 채 조용히 누워 휴식을 취하는 그룹
2)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터치 테라피를 받는 그룹
3)반듯하게 누워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근육 이완법을 받는 그룹
4)마음 속으로 건강한 상태나 편안한 상태, 몸이 좋아지는 것을 상상하는 시각적 심상법 그룹
5)아무런 처치도 받지 않은 통제 집단

티파니 필드는 이 실험을 하기 전에 먼저 다섯 그룹에 배치된 학생들의 타액을 채취했다. 그런 다음 그룹별로 각각의 치료법을 20분동안 실시하고 다시 타액을 채취했다. 각각의 처치를 받기 전과 후의 타액 샘플을 분석해서 호흡기관에서 염증을 막아주는 항체인 면역글로블린 A(immunoglobulin, IgA)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Cortisol) 수준을 비교했다. 타액의 면역 글로블린A 수치는 일반 건강검진에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표지로 활용된다.

그 결과 다섯 그룹 가운데 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터치 테라피 치료를 맏은 학생들에게서 타액의 면역글로블린 농도가 가장 많이 늘어났으며, 그 다음은 근육이완법을 받은 집단, 시각적 심상법 집단 순이었다.

이것은 터치 테라피가 실제로 면역기능을 높여준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실험 결과다. 또한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왜 터치 테라피가 효과가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피부 촉각의 감각적인 자극은 인간이
누군가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지지 받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하는
‘유대감’ 인식의 원천이다.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접촉 결핍으로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명의 유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먹어야 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할 때 발생하는
영양 실조의 현상과도 같다. 
인간은 먹는 것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서로 접속만하지 말고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접촉을 하라.


참고자료 : Touch, Tiffany Field, 2003, MIT Press


https://somaticpsychotherapy.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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