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우리가 탄핵시켜야 할 것'은 윤석열이 아니다

by 숲 이야기집

윤석열 탄핵 시위 행진으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진정 탄핵되어야 할 것은 비단 윤석열 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짜 우리가 탄핵시켜야 할 것은, 국회 의석을 채우고 있는 300명의 국회의원들과, 현 정치인들의 사고와 태도, 그리고 우리의 시민 의식이다.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가?

우리의 분노가 진짜 향해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윤석열'만 봐서는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진짜' 분노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의 분노가 진짜 향해야 할 곳은 '윤석열'이라는 인물로 대표된 '엉망인 국정 운영', 그리하여 망가진 ‘우리 모두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걸 초래한 이는 애석하게도, 결국 '우리 모두'다. 그에게 투표를 던졌든, 던지지 않았든,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우리의 손으로 세운' 정치인들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난 솔직히, 이참에 윤석열 뿐만 아니라 국회가 전부 물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대에서부터 30대로 구성된 미래세대로 의석 수가 꽉꽉 채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기준을 낮추면 40대까지도. '낡은 의식, 낡은 사고를 가지고 있는' 현 기득권은 이제 내려가야 한다. '미래세대'가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 정치인들은 어떤 '순수성'을 잃어버렸다. 정치에 왠 '순수'? 이건 결코 소꿉장난 같은 소리가 아니다. 나는 정치에서 '순수함' 만큼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끝까지 수호해야 하고, 이것을 뛰어 넘는 가치는 없다고 본다. 진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뇌하는 마음, 우리 모두를 위하는 마음,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최대한의 공공선이 무엇일까에 대한 집요한 생각.


정치하겠다고 앉아 있는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에게 철저히 검증하고 물어야 할 질문은 '지금 당신이 거기에 왜 앉아 있는가',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아주 본질적인 물음이다. 그리고 그 물음에서 끌어내야 할 것은 껍데기 같은 대답이 아니라, 진짜 알맹이에 가닿은 대답이어야 한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진심으로 진정한 반성과 심도 있는 성찰, 더 나아가 신성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제대로 된 '철학', '방향성'이 세워져 있지 않으니 지금 정치가 감투놀이로 전락한 것 아닌가.


우리나라 정당은 지금, 마땅히 수행하여야만 하는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 모든 국민이 각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우니, 국민 여럿의 의견을 대변하라고 정당이 있는 건데, 그 기능을 지금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지금 정치인들은 진짜 제대로 된 국정 운영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지 않고, 네가 더 추하네, 네가 더 못났네, 감옥 가야 하네 마네 같은 똥이 더 더럽네, 겨가 더 더럽네 하는 똥 개와 겨 개의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언론까지 가세해서 열심히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의 싸움을 생중계하고 있다. 실상은, '정당'이 아니라 '조선시대 붕당 정치'를 열심히 재현하고 있는 꼴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 사는 게 아니라 헬조선에 산다고 하는 것이다.


'장기 국가 발전', 그리고 '공공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정치의 본질인데 자꾸만 본질이 아닌 것에 주의가 끌리고 국민들을 어지럽게 현혹시키고 있다. 정치가 자꾸만 '우리 편이 이겼다'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청팀, 백팀으로 무슨 운동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뭘까? 정치는 청팀, 백팀 운동회가 아니다.. '대결'이 아니다... 모두가 다 같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거대한 팀플'이다. 각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어떠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켜서, 최선의 합의안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이득을 보고 있는 게 누구인가? 분명한 건, 피해는 국민들이 오롯이 몸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도 책임을 피해가기 어렵다. 우리 시민도 분명히 지어야 하는 책임과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시민이 가장 반성해야 할 것은 '사표를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가짐과 '이기는 팀 우리 팀' 같은 투표다. 지금 정치는 결국, 우리 모두의 '합작품'이다. 냉정하게, 지금 보여지고 있는 정치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고 수준이다. 명품백 이야기, 감옥 가네 마네 하는 얘기가 우리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진짜 치졸하고, 한심하고, 유치하지 않은가? 재밌지도 않다. 진짜 존나 재미없다. 언제쯤 TV에서 정치인들이 '지성'으로 토론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을까? 단단한 철학과 냉철한 논리로 무장해서 싸우는 멋진 검객 같은 토론 말이다. 개싸움 말고, 이제는 제발 우아하고 고상한 정치 좀 보고 싶다. 똥 묻었네, 겨 묻었네 하는 지적이 도대체 어디가 흥미롭단 말인가. 제대로 된 칼싸움이 훨씬 흥미진진한 구경 아닌가.


정치를 프로듀스 101처럼 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것이다. 우리는 낡은 정치에 질렸다. 너무 오랫동안 질식한 상태로 지내왔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정치인과 새로운 정치 형태,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 아주 간절하고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바뀌지 않으면 결국 고통 받는 것은 '우리'다. '나'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진지하고, 처절한, 슬픈 반성을 해야 하며, 진짜 '옳은 것',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견해 차이'를 이해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 또한 한 명의 부끄러운 시민으로서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반성문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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