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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gang Apr 13. 2021

꽃잎 편지



창문을 여니
꽃잎 두 장 놓여 있다.
너 창문을 두드렸던 거니?




어제 오후, 창문을 여니 창틀에 꽃잎 두 장이 놓여있었어요.

세상에 14층 우리 집까지 와서 창문을 두드렸던 것이냐고,

꽃잎에 말을 걸었어요.

나는 무지하여

꽃잎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했고, 수많은 꽃잎의 말을 다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아침 일찍 카메라를 들고 늦게 핀 벚꽃나무 아래로 달려갔습니다.

꽃잎의 말을 좀 들을 수 있을까 하고요.


하얀 꽃잎이 앉아 있는 바위 속을 훤히 들여다본다는 시인,

장석남 시인의 <길> 올려놓습니다.




길 / 장석남


바위 위에 팥배나무의 하얀 꽃잎들이 앉아 있습니다

바위 속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팥배나무와

바위

사이

꽃잎들이 내려 온

길들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장석남/창비(2001)-



일찍 핀 꽃은 벌써 열매를 맺어...
늦게 핀 벚꽃. 늦으면 좀 어때.

*사진 70-200mm 망원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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