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열풍, 비행기도 동참?'
비행기가 수명을 다 하면 어떻게 될까요? 분해되어서 쓸만한 부품은 다시 재사용되기도 하고, 그냥 '비행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에 사막의 비행기 보관소에 가기도 합니다. 또한 극소수의 항공기는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식당이나 호텔로 재사용되기도 하죠.
그러나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이 비행기는 다른 비행기들과는 좀 다른 길을 갔습니다. 바로 가구로 재탄생하는 것입니다. 업사이클링이 디자인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 열풍에 동참한 것인데요. 과연 비행기는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일까요?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마일리지 적립 프로그램인 마일즈 앤 모어(Miles & More), 그리고 항공기 관리, 정비 등을 담당하는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에서는 함께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했습니다. 바로 루프트한자 업사이클링 컬렉션(Lufthansa Upcycling Collection)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10년 동안 하늘을 날았던 에어버스 A340-600기종을 분해하여 이를 각종 디자인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A340-600기종은 초장거리 대형 여객기인데요. 약 20년 전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연료 효율이 더 좋은 A350기종을 만들기 위해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모델입니다.
이 장거리용 비행기는 어떻게 바뀌게 되는 것일까요? 먼저 비행기의 주날개의 전연부에 설치된 작은 날개인 '슬랫'을 사용해 커피 테이블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곳에 매끈하게 마감 처리를 하지 않고 비행기 날개 안쪽이 어떻게 생겼는지 살짝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비행기 창문이 있는 비행기 외벽을 떼어내고 그 위에 안전유리를 덮어 테이블도 만들었네요.
비행기 창문은 또 다른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먼저 매우 트렌디한 월 바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차가운 금속과 따뜻한 목재가 만나 모던한 느낌을 자아내네요. 또한 창문의 형태를 이용해 벽 시계로도 만들어졌네요.
*월 바 (wall bar) : 벽면에 술을 전시, 보관하기 위해 설치하는 가구
거대한 비행기가 작은 물품으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바로 열쇠고리입니다. 항공덕후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을만한 물건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이 열쇠고리는 비행기 자투리 외벽을 이용해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비즈니스 클래스의 담요와 헤드레스트 커버를 이용해 가방 등이 만들어졌는데요. 서류 가방, 백팩, 런드리백, 워시백 등이 만들어졌네요. 루프트한자 로고가 사용되어 항공사의 아이덴티티가 남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비행기는 해체하는 데만 약 10주가 걸렸다고 하는데요. 초대형 항공기이니만큼 이 작업도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한편 이 컬렉션의 가격대는 다른 업사이클링 제품과 마찬가지로 그리 낮진 않습니다. 테이블은 180만 원에서 400만 원, 월 바는 160만 원에서 200만 원, 열쇠고리는 3만 원 선입니다.
사실 루프트한자의 비행기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올해 초 비행기로 만든 가구 및 액세서리를 파는 웹사이트 '어 피스 오브 스카이(A Piece of Sky)'를 통해 가구와 액세서리를 선보였고 큰 인기를 끌어 이번에 또 만들게 된 것입니다.
'친환경' '업사이클링' 등이 화두로 떠오르며 점점 더 많은 항공사에서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디자인을 환경보호에 접목시킨 매우 좋은 예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