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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프라이데이 Jan 02. 2020

다들 한국 기업이라고 착각한다는 기업들

'당연히 우리나라기업 아니었어?' 

얼마 전 국내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분 87%를 독일 배달 서비스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국민 정서는 이에 호의적이지 않았죠. 배우 류승룡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외치며 철가방을 들고 고구려 벽화 속을 내달리는 광고 등 애국 마케팅을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배 다른 민족' '게르만 민족' 이라는 단어도 등장했습니다.

물론 4조 7500억 원이라는 매각 규모로 인해 배달의민족의 매각 소식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우리 주위에는 다들 한국 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외국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과연 어떤 회사들일까요?


1. 요기요, 배달통

한글 이름 때문에 당연히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요기요'는 사실 우리나라 기업이 아닙니다. 요기요는 사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지사이죠. 이후 2014년 요기요는 또 다른 배달앱 '배달통'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즉 배달의민족까지 합병하면 딜리버리히어로의 국내 배달음식 앱 시장 점유율은 99%에 육박하게 되는 것입니다.


2. 지마켓

지마켓은 2000년 인터파크의 자회사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세계 최고 규모의 오픈마켓인 이베이(eBay)에 매각되며 외국계 기업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죠. 사실 이베이는 지마켓을 인수하기 전인 2001년 또 다른 오픈 마켓인 옥션도 인수한 적이 있었는데요. 즉, 현재 점유율 35%인 지마켓과 28%인 옥션이 같은 회사인 것입니다. 

한편 점유율 30%인 11번가는 2008년 문을 열었고, 2015년 SK플래닛에 흡수 합병되었으며, 현재 SK플래닛이 직접 운영하는 한국 기업입니다.


3.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며 1988년 쌍용자동차주식회사가 되었죠. 10년 뒤 쌍용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대우자동차에 매각되었으나, 이후 대우그룹의 부도로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10년 11월에는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에 최종 인수되어 현재는 인도의 자본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되었습니.


4. 놀부

욕심 많은 흥부의 형, 놀부를 캐릭터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놀부도 우리나라 기업이 아닙니다. 2011년 놀부는 놀부보쌈 이외에도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 놀부유황오리진흙구이 등 7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었고, 아시아 지역에도 적극적인 진출을 하려 했지만, 이것이 생각처럼 여의치 않았고, 한식의 글로벌화를 위해 모건스탠리PE에 지분 100%를 넘겼습니다.

모건스탠리PE는 사모펀드 운용사입니다. 사모펀드란 기업을 인수한 다음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죠. 그렇다면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의 기업 가치를 높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매출액과 영업 이익 모두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5. 오비맥주

우리나라 맥주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도 사실 우리나라 기업이 아닙니다. 카스로 잘 알려진 오비맥주는 두산그룹의 계열사였으나 이후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의해 벨기에의 주류회사인 인터브루에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인터브루는 이후 여러 건의 합병을 통해 AB인베브가 되었고, 이후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KKR)에 팔았습니다. 

모건스탠리PE와 달리 KKR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4배나 증가시킨 것이죠. 이후 KKR은 오비맥주를 다시 AB인베브에 팔았습니다.

작년 오비맥주가 다시 우리나라 기업으로 돌아온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바로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매각할 예정이며, 신세계가 오비맥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골자였죠. 그러나 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며 오비맥주는 아직까지 외국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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