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일에 방영된 한식대첩-고수외전에서 외국인 셰프들이 한국의 매운맛을 재해석해서 요리를 만드는 경연이 있었습니다. 벨기에 출신 셰프 마셀로는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캐비아를 가지고 왔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가 가지고 왔던 이탈리아 소시지, 은두자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재료이지만 이미 유럽 전역에서는 인기 있는 식재료인 은두자의 이모저모에 대해 RedFriday에서 알려드립니다.
은두자는 이탈리아 칼라브라아 지방에서 처음 생산된 이탈리아의 가공육의 일종입니다. 이 음식은 매콤하고 발라먹을 수 있으며, 돼지고기, 칼라브리아산 칠리고추(페페론치니)가 들어갑니다. 보통 빵에 발라 먹거나, 파스타 소스에 첨가하거나, 피자 위에 올리는 등 쓰임새가 매우 다양합니다.
2006년 프란체스코 마체이(Francesco Mazzei) 셰프가 런던에 오픈한 식당에서 은두자를 처음 메뉴에 넣었을 때, 셰프는 은두자가 무엇인지 메뉴판에 표기해야만 했습니다. 식당에 방문하는 그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회상할 만큼 인지도가 없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6년, 이탈리아의 한 음식 매거진에서는 2016년을 "은두자의 해"로 공표할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유명해진 식재료입니다.
한식대첩 스튜디오에서 파브리치오 셰프가 은두자를 공개했을 때 아말 산타나 셰프도 스튜디오의 반대쪽에서 뛰어올 만큼 맛보고 싶어 하는 재료였습니다. 미슐랭 스타 셰프인 제이슨 아서튼(Jason Artherton)은 은두자를 "다른 것과 함께 요리하기에 멋진" 재료라고 평했으며,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직접 은두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카 디 루포(Bocca di Lupo)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제이콥 케네디(Jacob Kenedy) 셰프는 은두자가 "그 맛에 비해 유명세가 떨어진다"고 지적했고, 은두자는 더 유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은두자의 팬을 자처한 바 있습니다.
은두자는 이탈리아에서 정력제로 여겨져 있어 남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은두자에는 많은 양의 레드 칠리 페퍼가 들어있어서 그렇게 여겨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에서 최고의 정력제라 여겨지는 굴은 이탈리아에서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은두자를 최고의 정력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은두자는 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는 식재료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레시피는 빵에 은두자를 발라 브루스케타 스타일로 먹거나, 파스타 소스에 은두자를 더해 매콤한 맛을 즐기는 것입니다. 또한 피자의 토핑으로 올리거나, 삶은 감자에 은두자를 더해 만든 소스를 버무려 먹을 수도 있습니다. 생닭에 은두자를 발라 구워 먹으면 은두자의 매콤함과 닭 껍질의 고소함이 더해져 별미입니다. 조금 더 특별하게 은두자를 즐기는 레시피는 생서에 은두자를 발라 구워 먹는 '은두자 생선구이'인데, 이 요리에서 은두자는 생선의 비린 맛은 잡으며서 은은한 매운맛과 생선 살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일품입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은두자(Nduja)를 파는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는 이탈리아산 은두자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시지 형태의 은두자보다 잼 형태로 유리병에 보관된 은두자를 구매하면 보관이 훨씬 더 용이하고 여러 요리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