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덕희 Jun 13. 2022

마스크쇼쇼쇼

제 글을 계속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청력이 좋지 않습니다. 지금은 다소 회복되어 평소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아닙니다만, 이번 코비드 19 사태 때 제가 남들만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죠. 누군가 마스크를 낀 상태로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은 쉽게 알아듣는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소리라는 청각 정보>와 <입모양이라는 시각 정보>가 동시에 주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감하게 됩니다. 저같이 언어를 다 습득하고 대화의 상당 부분을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성인에게도 시각정보가 이렇게 중요한데, 언어를 배우는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 청각정보와 함께 전달되는 시각정보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는 것이 있죠. 언어의 경우 생후 2년부터 사춘기 정도까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아무리 열심히 익혀도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영어 조기교육에 얼마나 열성적인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 얼굴을 2년 반 이상 마스크로 가려놓은 상태로 언어 조기교육? 참으로 꿈도 야무지십니다. 



공식적으로 2천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자연감염을 경험하고 지나간 국가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질병청에서는 완치자도 재감염이 가능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코비드 19 바이러스와 같이 끊임없이 변이가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당연히 재감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재감염이 되면요? So what?? 아직도 이런 감염병을 두고 재감염을 들먹이면서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고자 하는 발상 자체가 이 나라에 코비드 19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양산했다는 증거입니다. 


질병청 왈, “실내 마스크는 크지 않은 비용으로 감염관리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방역관리에 있어서 최후의 보루”라는 군요. 마스크 착용을 두고 크지 않는 비용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물 속에 앉아서, 아니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격이며, 아직까지 마스크가 감염관리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지난봄 마스크 착용률 전 세계 1등 국가가 보여준 위엄을 벌써 까맣게 잊었나 봅니다. 



언어란 단지 언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모든 인지적 정서적 특성의 기본 바탕이 된다는 점 때문에 미래세대의 언어발달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국가가 앞장서서 무려 2년 반 동안이나 했고 지금도 자신들의 오류를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믿어지지 않습니다.  질병청에 공개질의서라도 보내야 할 사안을 두고, 마스크 착용 상호 감시자와 고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국민들이 지금이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북한의 코로나 미스터리? 혹시 K방역이 허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