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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Dec 17. 2022

과학적 논쟁조차 불가능한 암흑 사회가 되어가고 있나?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관리하던 블랙리스트를 공개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유행 초기부터 락다운과 같은 방역정책이 감염병 유행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회적 피해를 가져온다고 강력 반대했던 스탠퍼드 의대의 Jay Bhattacharya교수입니다. 그는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문 작성자 중 한 사람으로,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문: 존 스노우 비망록 =1:0”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Bhattacharya교수는 Trend blacklist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올린 글은 팔로워가 아닌 일반 트위터 이용자들에게는 노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Bhattacharya교수가 최근 한 인터뷰를 보면 그런 검열을 트위터 자체적으로 했을 리는 없고, 정부 측에서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덕분에 그 실상이 밝혀진 것일 뿐이고 트위터 외에도 페이스북, 유튜브 등 현시대 여론을 주도하는 모든 소셜미디어들이 비슷한 일을 했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저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모두 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험은 없습니다만,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아니 브런치라는 극히 작은 플랫폼에서 제가 경험했던 일을 비추어볼 때, 훨씬 더 심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처음 시작한 날짜가 2019년 5월입니다. 당연히 구독자는 0명이었고요. 브런치에서 구독자가 늘어날 수 있는 주경로는 브런치팀에서 제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시켜줄 때입니다. 코비드 19 사태 전 제가 올린 글 개수가 30여 편이었는데 대부분 현시대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강 관련 이슈였죠. 그 당시 제 글은 가끔 다음 메인에 올라가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조회수가 매 초마다 수십 건, 아니 수백 건씩 올라가고 구독자가 급증하는 일을 실시간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자신이 쓴 글을 누가 읽는다는 그 자체가 아주 큰 보람이죠.


그리고 2020년 1월 코비드 19 사태가 터집니다. 코비드 19 사태가 터지고 나서도 한동안 브런치팀에서는 제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어주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무증상자가 많은 호흡기계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는 K방역은 단지 마녀 사냥일 뿐이며 조만간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그 글들은 메인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도록 노출되는 일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 글이 타인들에게 노출되는 일이 완전히 중지되더군요.


브런치는 글마다 3가지 정보를 제공합니다.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수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공유수에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공유수가 급작스럽게 늘었다 줄었다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새 글을 올리면 좋아요 수와 공유수는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언젠가부터 좋아요 수가 올라가도 공유수는 계속 0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어딘가에서 제 글이 공유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심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한 번은 마음먹고 일주일 정도 몇몇 글에 대하여 공유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적한 다음, 스크린 캡처와 함께 브런치에 문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며칠 후 브런치측에서는 공유하는 곳에서 해당 글이 삭제될 경우에는 공유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보내오더군요. 그리고 얼마 후, 브런치는 모든 글에 대하여 공유수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모든 공유수를 삭제하더군요. 이상이 브런치에서 제가 직접 경험한 일입니다.


유행 초기부터 코비드 19 사태에 대한 인류의 대응, 특히 동선 추적 K방역은 명백한 오류임을 주장하는 바람에 세상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다 받았지만, 저는 지난 세월 역학자로서 국내외 어떤 연구자 못지않은 치열한 삶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방역 및 백신 정책에 깊이 관여해온 전문가들 대부분은 저의 오랜 학계 동료이며, 제가 역학자로서 그들보다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 하나만으로 학계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으며, 심지어 제가 쓴 글은 공유되는 것마저 허락되지 않았죠.


저는 처음부터 제가 가진 의학적, 역학적, 그리고 면역학적 지식에 근거하여 아래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첫째, 코비드 19 바이러스는 공존할 수밖에 없는 바이러스로 전파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K방역은 장차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다. 둘째, 결국은 건강한 사람들이 자연감염을 많이 경험하고 지나가야만 이번 유행이 안정될 것이며 백신은 개발된다 하더라도 제한적으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셋째, 무분별한 PCR 검사를 중지해야 하며 PCR검사를 지금처럼 계속 하는 한 이 사태는 끝나지 않는다. 넷째, 지역사회에서 하는 장기간 마스크 착용은 바이러스 전파방지에 의미가 없으며 대부분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소탐대실,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는 백해무익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벌어졌던 일들을 되돌아 보면 이 예상은 대부분 맞았던 것 같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왜 소탐대실도 아니고 백해무익인지도 드러날 것이라고 봅니다.


며칠 전 마스크 실내 의무화 해제와 관련한 전문가 공개토론회가 있었습니다. 토론이란 당연히 <찬성 측 vs. 반대 측>이 나와서 각종 쟁점을 두고 다투어야 하는 자리입니다만, 이번 공개토론회는 <찬성 측 vs. 찬양 측>이 만나서 서로 격려하고 대화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자리에 <마스크는 매우 효과적인 방역 수단이다>는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현시대가 과학적 논쟁조차 불가능한 암흑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부디 암흑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들을 다들 터득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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