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가관입니다. “끝난 줄 알았는데.. 코로나 하루 확진, 6개월 만에 다시 3만 명”, “방역 대전환, 멀티데믹 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없었다면 사망자 4배 이상 늘었을 것” “올 가을 전 국민 코로나 XBB 1.5 표적 백신 맞는다”..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아직도 버젓이 지면을 장식하고 백신패스의 주역이었던 L교수와 J교수가 다시 등장했군요.
여전히 자신들이 벌인 일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사과도 없는 질병청과 그 전문가들을 보면서 책을 준비하면서 그들에게 잠시 가졌던 미안한 마음마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다음 주 나올 책의 추천사를 받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비판>보다 <질병청과 그 전문가들에 대한 비판>에 훨씬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 책을 보시고 분노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K방역에 관여하셨던 분들로 우리나라 방역 및 백신 정책의 문제점을 알고는 있었으나 정치권과 언론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입장인 듯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동안 벌어졌던 모든 일은 시시비비가 명확히 가려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권과 언론의 책임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코로나 사태가 왜곡된 근본적인 이유는 질병청과 그 전문가들의 오판에 있었다고 봅니다. 정치권이야 누가 정권을 잡던지 이번 같은 일을 벌이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하고 언론이야 예나 지금이나 공포팔이로 먹고사는 직종이지만 그 중심을 잡아주어야 했던 것이 질병청과 전문가 집단이었죠. 그들이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한 미래에 그 누가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이번과 같은 일은 반드시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기사를 보건대 반성은 커녕 그들은 코로나19를 끝내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는 듯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는 <2급 감염병>입니다. 유행 시작부터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으로 취급해 왔던 질병청에서는 2022년 4월이 되어서야 <2급 감염병>으로 낮추었습니다. <1급 감염병>에 속하는 대표적 질병이 에볼라, 두창, 페스트와 같은 종류로, 높은 치명률로 인하여 발생 즉시 신고와 음압격리가 필요한 감염병들이죠. 질병청과 그 전문가들이 무증상과 경한 증상이 대부분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두고 2년 이상 <1급 감염병>으로 취급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그들의 판단력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는 <2급>도 과한 감염병이었습니다. 신고와 격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아직도 확진자수를 헤아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감염 재생산지수 따위를 계산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2급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고요. 확진자수는 처음부터 kind of trash에 가까운 숫자였고 오래전부터 trash itself 가 되었지만 그들은 3년 반 이상 그 숫자를 가지고 방역 정책을 평가하고 미래를 예측했었죠.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4급도 아닌 무급으로 취급하고 있는 감염병을 두고 그들이 1년 이상 <2급 감염병>을 유지했던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생각하는 답이야 당연히 있지만 차마 적기조차 민망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