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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Sep 18. 2023

코로나 사태는 통계조작이 없었을까?

책 출간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단 출판사로 최종 원고를 넘긴 후 교정본이 나오면 보통 3번 정도 교정 과정을 거칩니다. 꽤나 지루한 작업이라서 마지막 교정본을 보내고 나면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로 지긋지긋해지죠. 그런데 이번 책이 나올 때는 최종 교정본을 보내고 인쇄소로 들어가기 직전 추가 삭제를 요청했던 부분이 두어 군데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통계 조작>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추천사를 적어 주셨던 분들 중 한 분이 몇몇 문장은 재고하는 편이 좋겠다고 조언을 주셨고, 고민끝에 그 조언을 받아들였죠. 


저의 전공분야인 역학은 통계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만, 통계는 세계 3대 거짓말 중 하나라는 세상의 주장에 저도 100% 동감합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동안은 전 세계가 <통계 조작>에 가까운 일을 벌였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헤아리는 방법을 심각하게 왜곡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무증상자가 많은 감염병을 상대로 PCR검사만으로 확진자를 헤아리는 난센스에 가까운 일을 기꺼이 벌였고,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의 기저질환자라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세상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죠.  


고령의 기저질환자에서 발생하는 사망은  항상 사망원인 치환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평소 매년 10만 명이 사망하는 국가에서 만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와도 총 사망자수는 예전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과거라면 폐렴, 독감과 같은 감염병 혹은 지병으로 사망했을 분들이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감염병은 그 병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총 사망자수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핵심이지 단순히 그 감염병 사망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시에는 다른 질병이나 사고로 이미 사망한 분들에게까지 PCR검사를 해가면서 오로지 코로나19 사망자수 늘이기에 전심전력을 다했는데, 이런 일이 <통계 조작>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통계 조작>일까요? 전 세계가 함께 한 일이면 조작이 아니라 과학이 되는 건가요? 


거기에 더하여 한국의 코로나 사태는 감염병 유행을 기회로 활용하고자 했던 자들로 인하여 더욱 심각하게 왜곡되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동아시아권과 서구권의 유행양상이 명백하게 달랐지만 그들은 오로지 서구권 상황만을 비교대상으로 삼으면서 K방역을 정당화했죠. 통계수치를 선택적으로 인용하는 것, 그 자체가 <통계 조작>의 첫걸음입니다. 또한 소위 K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선추적 역학조사의 범위와 강도는 대상에 따라 시시때때로 달라졌는데,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얼마든지 특정 집단을 유행의 주범으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 역시 <통계 조작>이 현실에서 악용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K방역 덕분에 놓치는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했던 0.03%, 0.07% 항체조사 물론 저는 대표적인 <통계 조작>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년 이상 벌였던 온갖 비이성적이며 반인권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2022년이 되면서 한국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게 됩니다. 부동산, 소주성뿐만 아니라 방역정책에서도 시종일관 현실 직시를 거부했던 지난 정부는 2022년 3월 5년간의 국정 운영 성과를 홍보하는 ‘온라인 백서’를 발간합니다. 방역 관련 내용만 발췌해 보면, “국민들의 높은 백신 접종 참여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예방접종률을 달성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중증화율 및 치명률은 감소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으로 세계가 감탄한 K-방역”등으로 적고 있죠. 


이 때는 매일 수십만 명의 확진자와 수백 명의 사망자가 나오던 시기로, 오미크론 유행 후 한국의 누적초과사망은 일본은 물론이고 스웨덴까지 넘어서게 됩니다. 이쯤되면 정상적인 정부은 그 동안의 방역 및 백신정책을 되돌아보고 통렬하게 반성하는 것이 상식일 겁니다만 그들은 결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예전에 중지한 무증상, 경한 증상자에 대한 진단 검사를 막대한 혈세를 사용하면서 계속하는데, 이는 다름아닌 낮은 치명률이라는 통계치 만들기에 매우 유용했기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즉, 지금도 K방역 지지자들이 성공의 지표라고 주장하는 한국의 낮은 코로나19 치명률이란 <통계 조작>의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통계 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비판하는 최근 기사들을 보면서, 이 기자들이 왜 코로나 사태에 대하여서는 이토록 무관심한지가 의아할 뿐입니다. 자신들도 한 축을 담당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만큼 과학,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인권 등 인류가 지금까지 관심 가져왔던 모든 영역을 총망라하는 이슈가 금세기내에 다시 등장할 가능성은 없을 듯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뿐만 아니라 인류 미래를 위하여 코로나 사태는 그냥 덮고 지나가서는 안 되는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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