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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Jun 13. 2024

기후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그들의  One Health

기후위기 과학자들 vs. 팬데믹 과학자들 

One Health는 최근 WHO와 같은 국제기구와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한 핵심 개념입니다. 인간, 동물, 환경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므로 건강 문제는 모든 관련 분야가 참여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요, One Health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이 <기후위기>와 <감염병>입니다. 



예전부터 기후위기는 금세기 최대 이슈였습니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 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은 팬데믹 근본 원인으로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생태계 파괴와 기후위기를 지적했죠.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이 자연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연구비 지원을 받은 우한 실험실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백해지는 현시점까지도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그동안 기후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범지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던 학계, 정치권, 환경단체 등에 큰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기후위기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대중이 꺼리는 정책을 실행하기는 어렵겠지만, 각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증명된  팬데믹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운다면 훨씬 더 쉽게 먹힐 수 있겠죠. 


오래전부터 현시대 과학이라는 것에 대하여 깊은 회의를 가지고 있긴 했으나,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기후위기는 제가 속한 학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테마이기도 해서 가끔 관련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기존 학계 주장을 별 의문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팬데믹기간 동안 우연히 기후위기와 코로나 사태가 데칼코마니라고 표현한 짧은 글을 보게 되었는데 언젠가 기후위기에 대한 자료도 직접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었죠. 


그러다가 최근 스티븐 쿠닌 교수가 쓴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원제목은 해결되지 않은 논란을 의미하는 <Unsettled>였는데 번역판 제목이 꽤나 과장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읽으면서는 오히려 번역판 제목이 더 적절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론물리학 전공자인 쿠닌교수는 오마바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차관을 지내면서 기후 및 에너지 관련 정책을 이끈, 소위 지구를 구하는 일을 해왔던 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기후과학이 상당히 허술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 후부터 기후과학의 이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서두에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현재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간이 그런 변화를 초래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는 증거는 매우 빈약하며 탄소중립과 같은 비현실적인 정책은 중지하고 다른 수용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왜 코로나 사태와 기후위기가 데칼코마니인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현시대 기후과학자들은 코로나 시대의 과학자들과 너무나 흡사하더군요. 감염병 수리모델링보다는 훨씬 과학에 가까워 보였습니다만 기후 예측모델링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고, “아직 모른다”라고 해야 할 사안을 두고 “안전하다” 혹은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라고 확신했던 그들처럼 기후과학자들도 불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확신에 찬 주장을 예사롭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연 요인이 아닌 인간 때문에 기후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기후과학자들은 생태계와 유기체가 스스로 하는 일을 두고 자신들의 방역과 백신 덕분이라고 주장했던 코로나 시대의 과학자들과 꽤나 닮아 보였고, 탄소제로 정책은 제로코로나 정책이 바로 연상되더군요. 무엇보다 기후과학 분야는 다른 의견을 가진 소수 연구자들을 학계에서 배제하고 침묵을 강요했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One Health란 지구 생태계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평범한 지혜를 하나의 신조어로 표현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One Health를 어떤 방식으로 추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며 현실적일까요? WHO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 사태 때 벌어진 일들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듯합니다만, 진정한 One Health란 인간 가치관의 혁명적 변화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예전부터 현자들은 소욕지족하는 삶의 가치에 대하여 누누이 강조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말이 담고 있는 진실에 눈을 뜨게 되죠. 소욕지족하는 삶은 일단 나의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되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건강과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생의 원리가 작동하는 사회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궁극적인 One Health가 추구하는 바 일 겁니다. 


그런데 현재 WHO와 관련 학계에서 끝없이 강조하는 One Health란 또 다른 엄청난 욕망이 작동하는 비즈니스모델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One Health로 돈을 벌고, One Health로 연구비를 받고, One Health로 법과 규제를 만들고, One Health로 직장을 구하고..  감염병, 환경오염, 기후위기 등등 현대인들의 주요 근심거리들을 모두 One Health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더욱 더 효율적으로 대중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 목표가 아닌지 지극히 우려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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