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좀비는 늘 배고프다.
새벽 3시가 넘어가도 잠이 쏟아지지 않는다. 그저 배만 고플 뿐... 정신과 육체는 낮 세시와 다르지 않다. 나도 낮에는 밖이 조용하고 집중이 잘 되는 곳에 살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환경에서는 살고 있지 않다. 아무리 조용하다는 카페들도 낮 세시엔 클럽과도 같으니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사람들의 숨소리가 싫었던 게 아니었을까? 좀비처럼.
어쩌면 좀비도 청각에 예민했고 사람들의 숨소리는 컸으니 잠시 조용하게 하려던 걸 자기도 모르게 죽여 버렸던 거지. 그래서 진짜 먹은 게 아니라 먹은 거 같아 보였던 거였다. 좀비의 귀는 늘 소란스러웠고 주변은 자꾸만 죽어버렸으니 마음이 채워질래야 질 수 없이 늘 배고픈 상태로 계속 사람을 찾아다녔던 게 아니었을까 싶은,
허기만 남은 시간이었다.
모두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 시간대가 있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물론 살아있었겠지만, 모두가 나를 버린 거 같은 기분이 드는 시간이었다. 내가 뭔가 잘못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신경을 쏟아야만 했던 시간대였다. 그때 누군가가 "땡!" 이 한마디라도 걸어줬었으면 내가 좀비가 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 그렇게 나는 남 탓까지 가고 있었다.
사람은 혼자서도 잘 지내야 한다고들 한다. 누가 그걸 모르나, 이미 나는 오랜 시간 계속 혼자 있었고 잠깐의 생사를 그때 확인하고 싶었을 뿐인데 나에게는 그 시간도 허용해주지 않는 나와 다른 세상이 야속할 뿐이었다. 처음에는 헛헛하다가 쓸쓸하고 또 외롭다가 기어이 불안함이 무서움으로 치달았을 때쯤, 가까운 사람에게 괜히 울면서 뭐라고도 했었는데, 결국엔 다 소용없었다. 그 사람도 다른 사람들도 그 시간은 그냥 그런 시간이었던 거였다. 그래서 나도 그 시간에는 공부를 했었다. 그 마저도 하기 싫으면 청소라도 하면서 오히려 내가 그 사람들을 버린 시간이 되어버렸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이자 배부름이었고 그 덕에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난 그 시간대가 되면 늘 뭔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대는 내 숨소리가 가장 큰 시간대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