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7. 가장 쉬웠던 모양

by 이도공

사랑해.

라는 말은 어떤 글꼴을 입혀놔도 사랑스러운 단어 같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해서 그런 걸까? 가끔은 너무 충분해서 쉽게 말을 못 할 때도 있다. 이 감정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끝을 맺어야 나의 감정이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여백의 시간. 이때는 감정을 추스르다가도 다시 증폭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그때 느꼈던 감정으로 다시 치솟게 되는... 그런, 상대가 더 애타는 시간. 그래서 더 벅차오르기 전에 다시 그 사람과 만나 하나가 되는... 그런 모양이 만들어졌었다. 결국엔 어쩔 수 없이 만들어졌던 쉬운 모양.


내 인생에서도 가장 쉬웠던 단어가 가장 어렵게 느껴지던 시간들이 있었다. ‘좋아해’라는 말이 ‘사랑해. ’라는 말로 변하던 가장 짧은 시간대. 하지만 쉽사리 입 밖으론 나오지 못했던 그 시간대. 이 사람이 나를 기다리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내 심장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던 나날들. 그 엄청난 소리를 다시 들어볼 수 있을까? 아마 다른 누굴 만나도 그때 들었던 그 소리는 절대 다시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 한들.




냄새가 사라지자

미각이 사라지고 그 사람의 모습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사람 없이도 괜찮다면서 나를 의지하려 펜을 들었지만 결국 상처받은 모든 내용이 그 사람의 이야기였기에 나의 촉각은 아직 그 사람의 형태를 기억해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일까? 알 수없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이 글을 마치는 어느 날엔가는 이 촉각도 완전히 사라지겠거니… 싶은, 나의 가장 쉬운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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