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가장 추운 겨울나기
이젠 정말 혼자다.
친구도 이성도 모두가 나를 떠나갔다. 내가 의도를 했든 안 했든 왜 난 늘 이맘때가 되면 혼자가 되는 것일까? 이 정도면 원인은 모두 나에게만 있는 거겠지? 난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줬어야 했던 걸까? "안녕, 난 이제 겨울잠을 자러 가기 위해 당분간 연락이 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당분간 연락하지 말아 줄래? "라고 미리 말을 해줬어야 했나? 그랬으면 조금은 덜 추웠으려나? 난 늘 그 상황 속에서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던 거 같은데, 생각으로만 최선을 다했던 건 아니었는지 의심이 되기도 한다. 왜 사람들 사이엔 늘 거리와 시간이 필요한 걸까? 그리고 난 그 거리와 시간이 늘 10월부터 12월 사이였다.
난 이 시기에 늘 혼자가 되지만 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시 이것마저도 총량의 법칙이 따랐던 걸까? 내가 이 계절을 가장 사랑했기에 생긴 비극이자 나의 가장 큰 희극.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의 지난 계절이 싫었기에 모든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었던 가장 뜨거웠던 여름의 한 자락을 볼 수 있었던 걸까?
창가에는 암막 커튼과 얇은 레이스 커튼이 같이 걸려있었다. 뜨거웠던 햇빛은 막아주되 바람은 시원하게 보여주었다. 수없이 무더웠던 날씨들을 견뎌내고 끝내 한 자락이 되어버린 그들이 또 한 번 가을 안에서 나를 미화시키려 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던 날씨였다고.
결국에 지금은 모두가 떠나가고 나 혼자 남게 되었지만 1월과 9월 사이에 나는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겠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