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줄타기인생 Jul 18. 2020

지금 단점은 옛날 장점

최적화, 경로의존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예전에 해왔던 행동들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지금의 태도,액션 등은 예전에 내가 살아온 방식들의 틀 안에 있기 때문에 그걸 바꾸는 일은 쉽지가 않다. 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고 있다. 


 예를 들면....인스타 계정을 운영 잘해서 유명해진 업체가 유료광고도 잘 할까? 그런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근데 그 업체는 왜 인스타그램 플레이를 잘 하게 되었을까? 첫째, 회사가 그 채널 말고는 살 길이 없었다. 둘째, 회사가 가진 리소스가 모두 거기에 맞춰졌다. 셋째, 그렇게 하다 보니 강점이 생겼고 더 거기에 집중하게 됐다. 역으로 인스타 계정을 운영 잘하는 업체 중에 페이드광고를 계속 도전하고 싶은 브랜드도 존재한다. 


 역으로 광고에는 통달했지만 인스타 계정 운영을 잘 하고 싶은 업체도 있을 텐데, 이들 또한 아까와 같은 이유로 -리소스 집중 , 회사가 살기 위해 택한 일, 강점주의 -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물론 둘 다 나름 장단점을 갖고 있으나 누가 살아남을지는 시대가 결정해주기 마련이다. 무신사와 쿠캣이 저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와서야 다들 '그럴 줄 알았어'라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근데 나는 사실 조직의 운명보다, 거기서 일하는 사람의 선택에 관심이 간다. 어느 순간 이 조직이 만들어온 경로가 내가 가고자 하는 경로와 다르거나,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누구나 온다. 일은 연속적이기 대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계속해서 결별해야 함에도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비전에 공감하더라도 방법을 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기간을 뭐라고 해야 할까....퇴사의 계곡? 이 계곡을 못넘어가면 사람이 떠나거나, 지지부진해진다. 지금의 내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이야기다. 


 물론 꼭 넘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그걸 넘어야만 성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그걸 못 넘는 게 개인이 가진 역량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는 그게 일이건 삶이건 생각보다 옛날의 방식에게 항상 발목이 잡혀 살고, 그 방식은 과거에 우리가 최선이라 생각하며 선택한 방식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 하지. 그게 일만 그러겠는가..우리 삶도 다 비슷하다. 이 문제에 대해 맥락을 좀 떼놓고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은 마르크스의 "죽은 세대의 전통은 악몽과도 같이 살아 있는 사람의 머리를 짓누른다. " 가 아닐까. 죽은 나(과거)의 전통이 악몽같이 오늘의 내 머리를 짓누른다! 준비를 잘 해왔으면 계곡을 넘게 되나? 그렇지만도 않은 거 같다. 그렇다면 우리 삶은 언제까지 계곡을 넘고 넘어야 할까.  좀 피곤한 일이지...근데 또 넘는 맛이 쫄깃한 것도 사실이다. 항상 그게 문제지.

매거진의 이전글 브랜딩에 대한 여러 고민 타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