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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Aug 05. 2020

스타일리쉬한 적폐

“최근 한국 사회의 하이퍼리얼리즘을 내건 두편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와 <인간수업>을 보면서 캐릭터 재현과 폭력 묘사에 관한 오래된 질문을 다시 제기하고 싶어진 이유다. 여기에 한국 막장 드라마의 필수 요소처럼 여겨지는 것들- 가부장제와 신자유주의적 부의 묘사, 여성을 향한 멸시 등이 버무려지면 사방에서 폭죽처럼 불편함이 터져나온다. 여기저기, 해로운 것을 장르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가 넘쳐난다.”




 꽤 공감하면서 읽은 비평. 요 몇년간 나타난 흐름인 것 같은데. 과거의 연출/스타일로 표현되었다면 분명 지탄받았을 발상들이 그럴싸한 외피와 약간의 진보적 입장을 섞어 마치 새로운 무엇인가가 된 것인 마냥 사람들을 현혹한다(김희애가 왕좌를 차지했다!). 좋게 보면 그런 식으로 세상의 기준선이 올라가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런 악습들이 여전히 뿌리뽑기 어렵다는 것인데....사실 기준선이 올라간 건지도 잘 모르겠는 것이 평들을 들어보면 <내 남자의 여자>에 비교해봐도 그닥 앞서나간 부분이 없다.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반응만큼 이를 바로 보여주는 경우도 드물다. 


 자극적이고 세련됐으니. 부부의 세계의 높은 인기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특이하게도 ‘그 트위터’에서 이 드라마가 초반 인기 폭발인 것을 보고 난 다시 한번 <이어즈 앤 이어즈>의 비비언 룩이 보여줬던 매혹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저 후보 쿨하네! 세상에 엿을 날리네! 라며 갈채를 받았던...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생각하거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자들. 혹은 실현되지 않은 가치들에 몰두하는 이들이 스타일에 현혹되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 비슷한 예로는 그 <스카이 캐슬>이 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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