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 짓을 반복할 것인지.
농담으로들 '이집트 벽화에서도 세대갈등이 발견된다'고 하지만 그런 고대까지 갈 것도 없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신세대'를 치면 이런 기사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진다.
기성세대에 비해 자유분방한 신세대. 균형을 중시하고 재미를 중시하고...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코오롱과 삼성에서 신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인사교육을 했고...어디서 많이 본 워딩들 아닌가? <90년대생이 온다>등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얘기랑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누군가 신세대를 분석하는 것은 기성세대에게 '그들을 이해한다는 판타지'를 심어주기 위한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했던가. 이 짓을 한국사회가 몇십년동안 계속 반복 하는 셈이다. 자료를 조금만 뒤져도 찾아볼 수 있는 문제를 매번 새로운 현상인 것처럼 팔아먹는 것은 옆에서 보고 있으면 진짜 흥미로운 현상이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이때 그 패기넘치던 신세대들은 지금은 50을 넘긴 사회의 중역들이 됐을텐데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특별히 더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워라벨을 중시하고. 정말 그런 세대가 됐나? 나는 전혀 잘 모르겠던데 그것은 내가 50년대생 상사를 안모셔봤기 때문일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변하는 게 무엇인가를 보는 것 만큼이나 무엇이 변하지 않는가를 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변하지 않는 건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생활양식, 조직문화, 각자 삶의 불안정성이다. 이걸 쉽게 표현하면 '결국 같은 밥을 먹게 된다'라고 할 수 있겠지. 같은 밥을 먹으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걸 깨려면 단절적인 무언가가 발생해야 하는데, 최근의 페미니즘 웨이브 정도가 향후의 진보를 기대해볼 수 있는 단절적 순간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아마 지금 MZ세대니 뭐니 하는 사람들도 결국 꼰대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기도 하고. 냉정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더 나빠질 수도 있고. 다만 그런 와중에서도 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신세대를 이해해보겠다고 유별난 무언가를 찾아다니고 다른 세대를 외계인처럼 보는 이들이 아니라 차라리 '모두가 스승'이라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배우려는 이들일 것이다. 이건 아마 200년 후의 사회에서도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