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by 줄타기인생

1. 데이터 전문가로 이름난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의 최신작.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두서없이 적어본다.


2.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것을 데이터 누적과 분석을 통해 어떻게 추측해냈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읽다 보면 지난 몇년간의 내 소비활동이 시대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현타를 느낄 수 있다. 격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대해 무작정 좋다거나, 어쩔수 없다고만 말하지 않는 점이 좋았다. 변화의 명과 암을 고루 적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3.기존에 흐름들이 코로나로 인해 빨라졌을 뿐. 결국 개별화. 파편화. 노령화. 자동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도 많이 공감된다. 이전까지는 역사(과거)을 통해 배우고 유추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쌓이고 분석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니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가설을 세우고 분석해야 한다는 말. 대행을 주지 말고 직접 해나가는 데서 자신의 진짜 실력이 쌓인다는 이야기도 좋았다.


4.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대한 개인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끝난다. 마음이 안좋다. 적응할 수 없는 이들은 어찌해야 할까? 노년층이 유튜브에 적응했듯이, 사람들은 강인하게 적응해나가겠지. 그러나 나는 끝끝내 적응치 못할 이들을 생각했다. QR코드 시대의 피처폰 사용자처럼. 현금 제로 시대의 노인처럼. 서명을 할 수 없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처럼. 경력 신입, 혹은 알아서 잘 하는 완성된 인재를 원하는 시대의 취준생처럼. 혹은 근미래의 나처럼. 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사회가 돌보지 못한 이들은 결국 사회를 무너뜨리는 힘으로 돌아온다. 거기에 대한 적응과 대응은 무엇인가.


5. 책이 타깃팅하는 독자는 명확하다. 자기개발에 신경쓰는 사무직 노동자.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자들. 그러나 이들이라고 해서 삶의 고단함이 다른 건 아니다. 그래서 책에 나온 ‘80 나이에도 전기차가 흥미로워 택시기사를 계속하는’ 노인과 같이 살아가야겠지만. 우리가 정녕 업데이트 해야 할 것이 새로운 변화와 기술에 대한 적응 뿐인지는 잘 모르겠다.


6. 저자는 세상이 더 투명해질 것이기에 결국 더 착한 삶이 요구될 거라고 했지만 그 착함은 적어도 ‘선함’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멀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건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공정 나부랭이의 아주 극단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기록을 꾸준히 해서 그것을 퍼스널 브랜딩의 도구로써 만들어 나가라는 대목을 읽다 보면 왜 이렇게 삶과 세상은 피곤해진걸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7. ‘뭐 하나를 일관되게 해나가라’고 하면서 또 세상에 대한 지속적 업데이트를 이야기한다. 가능한 것일까? 장인정신과 트렌디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 발견되면 구독자 몇십만명의 유튜버고 대부분은 그냥 시대에 뒤처진 인간이 된다. 거기서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이 ‘자신의 것을 꾸준히 하라’ 라면 지난 시절의 자수성가 스토리와 그다지 다를 것도 없거니와 사람들이 그렇게 진정성을 잘 알아보는 것도 아니다. 이에 대해 책 스스로도 답을 명확히 찾진 못한 것 같다. 앞으로의 삶에 대한 우리의 혼란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게 정말 좋은 삶인가. 이대로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그냥’하지말라 가 아니라 그냥 ‘하지말라’였다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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