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인증 대란에 대한 기사를 보고 쓰다.
우리는 세상을 우리가 믿고 싶은대로 본다. 여혐에 익숙한 이들은 페미니스트들을 못생긴 여성이라 믿는다. 세상이 이 꼴이 된 이유를 빨리 찾고 빨리 문제를 처분하고 싶은 이들은 일베를 사회적 루져라고 생각한다.
아마 저 인증샷을 보는 많은 이들은 저 검사나 공무원이 어떤 개인적 결핍이 있는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런 것에 있지 않다. 일베에 빠져들게 만드는 특정한 경향성은 그의 계급과 외모에만 있지 않다. 우리는 지난 시간 동안 그 사실을 너무나 많이 목격했다. 구중궁궐속 고관대작부터 저잣거리의 필부까지 배경도 입장도 외모도 다른 수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얼마나 물어뜯고자 애를 써 왔는지 안다.
오히려 그 결핍은 사회에 있고, 보다 넓고 얕게 우리들에게 존재한다. 자신의 인생과 조건에 만족스럽고 스스로 행복한 이들도 강약약강하며 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대는 불공평이라고 믿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개개인의 결핍을 찾아서(루져니까, 나이가 많아서, 못생겼으니까) 일베를 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건 끊임없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페미니즘 운동의 원인을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서 찾지 않고 개개의 문제 탓으로 돌리려는 저 남성들의 시도가 부질없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