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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Nov 05. 2022

MZ세대가 궁금한가요

하나의 세대라는 관념을 버립시다.

1. W에서 작년 4월에 발행한 Z세대 인터뷰기사를 이제서야 알게 돼 꽤 재밌게 읽었습니다. 주로 예술이나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Z세대들과 15문 15답을 한 콘텐츠인데요. 일단, 이런 인터뷰가 Z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제대로 포착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면면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세대를 대표하기에는 너무 직업이 편중되어있기도 합니다. 


2. 재밌게 읽었다는 의미는 '와 요즘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네?'가 아닙니다. 이러한 인터뷰 내용이 마치 1999년에 나왔어도, 2008년에 나왔어도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제게는 제일 재미 포인트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싸이월드 시절 자기소개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요컨대, 세상이 신세대를 다루는 방식이 항상 일관되고 상투적이라는 거지요.


 3. 사실 젊음이라는 상태가 00세대라는 워딩이나 인터뷰로 포착되는 것도 아니고, 세대를 다룬다는 건 복잡한 일이라는 걸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신세대가 등장할때마다 마치 새로운 상황이 등장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새로운 인류가 등장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게 또 장사가 되고 시니어들에게는 '내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주기 십상입니다. 


4.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타임라인을 90년대 초로 맞춰놓고 '신세대'라는 검색을 하면 지금과 똑같은 이야기들이 뜹니다. 기성세대에 비해 자유분방한 신세대. 균형을 중시하고 재미를 중시하고...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코오롱과 삼성에서 신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인사교육을 했고...어디서 많이 본 워딩들이죠? Z세대와의 소통법. MZ세대 조직문화 등으로 언급되는 것들은 한국사회에서 끊임없이 요구되왔던 것들입니다. 계속 젊은 세대들의 요구처럼 이들을 다룬다는 건 사회가 이런 요구와 발전을 다루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5. 물론 사람들이 특정 개념을 믿고, 그것이 트렌드가 될 경우 이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특정 세대의 당사자들도,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는 착각에 빠지고 분류에 휩쓸리게 되면 정말 놓치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눈 앞의 90년생은 우리 70년대 팀장보다 더 꼰대일수도 있고, 어제 만난 사장님이 더 90년대생 같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일수록 세대개념의 마케팅적 성격을 더 냉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이런 통시적 관념 - 무언가가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집중하는 것 또한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진짜 변화의 싹을 놓칠 수 있는 꼰대마인드일 수 있겠죠. 언제나 그렇듯 눈앞의 상대나 변화를 MZ니 MBTI니 하는 분류로서 묶지 않으려는 항상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90년대나 2020년대나 정말 좋은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행동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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