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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Nov 05. 2022

나 자신을 위한 기획서를 써보자

사와다 도모히로 <마이너리티 리포트>

1. 인생에 갑자기 닥친 절망 앞에서 '못하는 일이 있는 건 당사자 잘못이 아니야. 사회를 바꾸면 되는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동원해 사회를 바꾸기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런 분이 쓴 책이라면 한번 시간을 내서 읽어볼만 하지 않을까요.

2. <마이너리티 디자인>을 쓴 사와다 도모히로씨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카피라이터 생활 중 아들의 시각장애를 마주하고 일의 방향을 틀어 장애인/비장애인, 프로/아마추어 모두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 '유루 스포츠'를 비롯, 사회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해 온 분인데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도 이 분의 인터뷰를 했어서 많은 분들이 보셨을 거예요. 저는 이 인터뷰와 이분의 책을 올해 본 콘텐츠 중 가장 인상적인 콘텐츠로 꼽고, 주변사람에게 항상 추천하곤 합니다. 


3. 이 책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흥미롭고 아름답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운명의 사람(의뢰인)'을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저자 본인에게는 그것이 시각장애를 가진 아들이었는데, 꼭 이러한 타인이 아니어도 좋으며, 운명의 상대란 오히려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것이죠. 저자는 '나'라는 운명의 의뢰인을 발견하기 위해 '나 자신을 위한 기획서'의 작성을 제안합니다.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워 제가 이해한 부분들을 옮겨봅니다. 


4. 저자가 제시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크게는 자신에 대한 분석 -> 콘셉트 도출 -> 방향과 톤앤매너 설정 -> 기획안 완성입니다. 자신에 대한 분석은 아래와 같이 이뤄집니다. 


5.첫번째, 내 인생의 최고의 희로애락의 순간을 정리해보기.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슬픈지 파악하는 것이 진짜 나를 파악하는 첫 단계입니다. 신입때는? 지금은? 학생때는 무엇에 희로애락을 느껶는지? 


6. 두번째, 지난 시간동안 자신의 역할 비중을 파악해보기.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과 나에 대한 공헌의 병행이기 때문에 어떤 비율이 자신에게 맞는지 파악해봅니다. 회사에게 치우쳐져 있진 않은지? 혹은 사회적 역할을 너무 소홀히 하고 있진 않은지? 


7. 세번째, 자신의 특기를 8가지 파악하기. 세상 어려운 게 자기 장점을 써보는 일이라지만, 저자는 '짜내서 써보라'고 권합니다. 스스로 생각할때 보잘것 없는 능력이어도 괜찮습니다. 대수롭지 않아도 다른 필드로 가면 '감사를 받는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8. 마지막으로 '기피 대상'을 파악하기. 평소에 자신이 꺼리는 것.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을 직시하고 세가지로 좁혀볼 것. 이렇게 하면 사와다 도모히로씨가 제안하는 '자기분석'이 정리됩니다. 


9. 그런 다음에는 앞서 분석했던 내용을 통해 '자기 자신이라는 의뢰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입장에서 인생의 콘셉트 혹은 일의 본질적 이유를 나름대로 정의해보고, 지켜야 할 원칙들과 자신의 톤앤매너를 정하는 것이죠. 저자의 경우 '소수자를 출발점 삼아 세계를 좋게 바꾼다'는 콘셉트와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으로'라는 톤앤매너를 기준으로 일의 원칙을 세웠다고 합니다. 


10. 저자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납품 위주의 사고를 벗어나 일 하는 방식과 삶의 방식을 자신의 손으로 되찾는 일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직면하고 삶의 원칙을 세우는 과정인 것이죠. 


11. 언뜻 보면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위한 좋은 프레임워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요즘의 제 고민을 너무 잘 짚어주고 있어, 책을 본 직후 바로 작성을 해보고 있답니다. 아직 콘셉트 도출까지는 못했지만요. 내심 저 스스로를 잘 안다고 자부하는 편이었는데 막상 또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12. 정리하고 쓰는 것은 모두가 알다시피 굉장한 힘이 있어서, 대충 제가 앞으로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추구해야할지에 대한 감을 어렴풋이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주말에는 '자신을 위한 기획서'를 써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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