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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Jan 04. 2020

2020년 1월 1일

작년의 새해다짐과 정리와 비교해, 무엇이 바뀌었는가를 정산할 시간이 되었다. 정말 좋은 일도 너무 나쁜 일도 많았다.

가장 좋은 일이라면...일에서의 성취감과 존재의의를 만끽했던 한해였다. 1년 내내 그랬던 건 아니고, 막판에 좋은 일들이 많았다. 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8년만에 받아들이게 됐다. 워커홀릭 기질도 있다. 그럭저럭 해내왔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있게 됐다.

제작년이 강점을 어렴풋이 깨닫는 시간이었다면, 2019년은 그것을 나름 잘 발휘해보려고 애썼다. 업무적으로 그간 배우고 익힌 것들을 계속 발휘했는데, 다 써버린 느낌이라 새로 무엇을 쌓고 발휘할지 새해에 고민을 많이 해봐야겠다.

대회는 정말로 값진 3등을 했고, 친구의 오랜 작업물이자 선물인 요요현상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 크로스핏을 시작해서 체력이 좋아졌다. 좋은 책도 많이 읽었다. 직장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다. 보답도 많이 받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걸 아빠가 아프기 때문에, 아빠를 간호하고 엄마를 챙기면서 알게 됐다. 모르는 게 차라리 좋았을까? 자주 생각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가족이 아프다는 것이 이렇게 매일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이라는 걸 실감하는 한해였다. 많이 피폐해졌고 좋은 일 모든 것을 압도할만큼 힘이 들었다. 지금도 어렵다. 그러나 계속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앞으로도 꽤 오래 엄마와 나는 애 써야 할 것이다.

그것 말고도 크고작은 나쁜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내가 변할 수 있던 부분들도 사실이다. 조금 더 종교적인 인간이 되었다. 마음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불교적 의미에서) 이 비극 덕분에, 가족과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갔던 제주도 여행은 내 평생에 남을 최고의 추억이 될 것이다.

이런 일들 때문인지 뉴스를 줄이게 됐고 세상사에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 자잘하게는 다이어트도 외국어 공부도 저축도 (3대 공약) 올해 다 실패했다.

어찌되었건 내게는 항상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하고, 나는 계속 사랑 속에 살아간다. 그러니까 올해도 많은 것들을 해나갈 것이다. 올해도 일도 요요도 인간관계도 작년만큼 열심히 할 것이다. 삶에서 슬픔과 고통과 기쁨과 행복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절감한 한 해였다. 하나만 취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기쁠땐 마음껏 기뻐하고 슬플때는 세상이 끝난 것 처럼 슬퍼해야 할 것이다. 그러하므로 매년 다짐은 언제나 같을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이 찾아와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생활을 아래와 같은 다짐들을 실천하며 지켜나갈 것이다.
.  

책임감 있는 좋은 사회인이 되자.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자. 좋은 요요선수가 되자. 대회를 잘 치루자. 새 세대의 친구들이 언젠가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살자. 매력적으로 글을 쓰자. 섣부르게 말하지 말자. 고민과 생각은 덜 하자. 몸은 더 움직이자. 민폐 끼치지 말자.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잘해주자. 나밖에 없는 삐루는 특히 더. 꾸준하자. 나를 믿지 말고 끊임없이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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