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13
"그러나 최선은 일단 선을 넘은 후 뒤늦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개그를 하기 전에 웃음의 소재가 되는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다. 열심히 살고 아내를 사랑하며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타인에게 무례할 수 있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나 자신도 워크맨을 재밌게 보는 입장에서, 장성규를 보고 있자면 복잡한 기분이 든다. 이 당혹스러움은 어디서 오는가? 그가 명백히 요 몇년간 많은 이들이 개선하고자 노력했던 퇴행적 콘텐츠의 요소를 상당히 많이 가진 인물이자, 유튜브 시대의 최강의 예능인이라는 점에 있을 것이다. 전자만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고사시키고 설득하고 개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이지만 후자가 결합되면...
1년도 안된 사이에 워크맨은 구독자 300만명을 훌쩍 돌파했고, PPL 단가는 1억원을 넘어갔으며, 그의 에버랜드 체험 1부는 12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나마 뭔가 좀 진전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나와 같은 이들에게 선넘규의 이 압도적인 인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즈의 분석들은 언제나 그렇듯 옳고, 좋고, 명료하지만. 이런 수준의 상황에 대해서는 비평은 참 무력하다. 장성규 급의 체급이 되면 '그래도 그런 방식은 좋지 않다. 남에게 상처를 준다'라는 지적은 '너 빼고 다 좋아해'라는 반격으로 돌아온다. 아는 형님의 5~6% 시청률과는 체감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이 정량의 세계에서 설득의 방법은 무엇이 되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