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인 Feb 24. 2021

불편해도 써야만 하는 서비스 만들기

와탭랩스 이래저래

2012년 제가 처음 스타트업 시작할 때, 유틸리티 모바일 앱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더 좋고 더 사용하기 좋은 앱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왜 돈을 벌지 못하는지 결국은 알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2년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 많은 회사들이 더 사용하기 편하고 더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유틸리티 앱들을 경쟁적으로 내놓았고 간혈적으로 대박 앱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용성에 집중하던 모든 앱들 중에 지금도 사용되는 앱은 거의 없습니다.



더 좋은 서비스

시간이 지나 와탭랩스는 SaaS 기반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니터링 서비스는 기존의 패키지 솔루션에 비해 더 편하고 더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기존에 사용하던 패키지 솔루션을 굳이 바꾸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더 편한 서비스는 기존 벤더의 더 강력한 영업력에 밀렸고 우리의 더 저렴한 가격은 경쟁사의 더 많은 기능에 묻혔습니다. 우리는 기존 솔루션 벤더들이 제공하는 기능을 채워나가면 조금씩 고객을 유치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속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더 시간이 지나 와탭랩스가 쿠버네티스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자 쿠버네티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와탭랩스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쿠버네티스 모니터링 서비스를 사용한 고객들은 그제서야 SaaS 서비스가 편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쿠버네티스 모니터링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서버 모니터링도 찾고 데이터베이스 모니터링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의 두터운 영업력도 와탭랩스의 쿠버네티스 모니터링 서비스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불편해도 써야하는 서비스 만들기

저는 사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불편해도 써야만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데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항상 불편해도 써야 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불편함에도 고객이 사용한다면 우리는 정말 MVP를 찾은 거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런 MVP를 가진 서비스는 경쟁사의 영업력으로도 더 화려한 디자인으로도 더 많은 기능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