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Kodakgold200_2912_006

by 이동욱
tempImageuIVsiZ.heic

올해 연차가 너무 많이 남아 회사를 쉬었다.


아침에 아이 둘을 등교시키고

아내와 거실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각자 할 일을 했다.

아내는 블로그를 쓰고, 나는 미뤄뒀던 유튜브 영상을 봤다.


점심에는 동네 구내식당에서 6,500원짜리 백반으로 식사를 했다.

생각보다 반찬이 실하고 맛있어서 놀랐다.

사람이 많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식당에서 주는 자판기 아메리카노를 한 잔 나눠 마시며 걷다가

도서관에 들러 읽고 싶었던 책을 여러 권 빌렸다.

마침 두 배 대출 기간이라 여유 있게 빌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빌려온 책을 읽고 또 차를 마셨다.

그러다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어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주말에 만든 하이라이스와 남은 재료로 야끼소바를 만들어 먹었다.

지난번 손님이 왔을 때보다 맛있게 잘 돼서 기분이 좋았다.

치킨난반 소스를 만들다 남은 쪽파를 잔뜩 넣은 게 신의 한 수였다.


스캔 맡겼던 필름 사진이 도착해

하루를 돌아보며 글을 쓴다.


만약 25년 뒤의 내가 오늘 같은 일기를 쓸 수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후회 없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한 하루였고,

그게 결국 행복한 인생이었다.


-

Pentax67, SMC Pentax 67 105mm F2.4

Kodakgold200


매거진의 이전글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