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5살 신입사원이, 40대 동료사원에게.

응애, 애기 신입사원의 학원 적응기

by 이두리

그래, 일이 어느 정도 적응되고 1년 차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퇴사를 할까 말까.]

[아니야, 그래도 한 곳에서 2년은 버텨야 경력으로 쳐준다고 했어.]


라면서 고민하고 있을 무렵에도 직원 A 씨는 부담스러운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다른 직원들과 술을 마시면 자신과는 먹지 않았다고 그날 업무 내내 화를 내고

무슨무슨 데이에 꽃을 사 온다던지, 갑자기 디저트 종류를 사 와서 준다던지

(물론, 꽃은 다른 여자직원들한테도 줬더랬다.) 등등...


나는 이 행동을 곧잘 윗 분들께 보고했고, 처음에는 [좋아해서 그런 거야.]라고 하던 나의 상사들도 조금씩 심각성을 느꼈다. 정말 나를 걱정해서는 아니고, 내가 이 행동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말 신고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크셨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직원 A 씨가 내가 다른 팀 업무를 하고, 도와준다는 이유로

다른 팀 신입직원에게 [본인 팀 일은 본인이 해라. 다른 팀 직원에게 시키지 말고.] 라며 화를 낸 적이 있다.

직원 A 씨가 신입직원보다 일찍 들어왔어도 그 직원과 마찬가지로 사원의 직책을 가지고 있어 당연히 그렇게 말할 권리도, 의무가 없었다.


당사자인 내가 비는 시간에 다른 팀 업무를 도와주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였으니 더더욱.

나는 A 씨의 행동을 월권이라고 생각하였고 그 소식을 들은 팀장님은 분노하며 직원 A 씨를 따로 불러 면담을 했다.

직원 A 씨가 팀장님과 면담하면서 말한 내용은 가관이었다.


[솔직히 이두리 씨, 인포데스크로 자리를 옮기면서 제가 너무 바빠졌어요.]

[그리고 두리 씨 뭐 이것저것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나도 안 바쁜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팀 업무 하는 거 아니에요?]


헛웃음이 나서 그냥 그 자리에서 하하. 웃었다.

나는 입사할 적부터 일반계고를 다니다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공부하기 위한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업무가 얼마나 바쁜지, 어떤 프로세스로 이루어지는지는 직원 A 씨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전에, 그의 일이 나에게 넘어온 적이 있다.

너무 바쁘다는 그의 요청으로.

그는 이제 자신의 공백이 생겨도 바로 채워질 정도의 중요하지 않은 일만 하고 있다.

그렇게 업무 분장을 다시 하였는데도 직원 A 씨는 이제 내가 해야 되는, 예전 자신의 업무를 나에게 말도 없이 처리하는 기행을 벌이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뭐?

이렇게 날 엿 맥인다고?


이 사건이 있던 날, 술을 마셨다. 아주 많이.

나의 첫 사회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는 알았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은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친절함을 유지하는데 소비하는 에너지는 무게를 재보면 꽤나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에게 쏟아야 되는 내 정신력까지 추가되므로.

처음에는 그가 불쌍하고 안쓰럽게도 느껴졌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번 더 챙겨주기도 했고 형식상이었지만 그에게 친절함도 유지했다. 하지만 나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에게 내 정신력을 '깎아서' 친절함이라는 선물을 주기엔 내가 너무 불쌍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안쓰러움은 분노가 되었고 '미움'이라는 스트레스는 나를 덮쳐왔다.

회사에서 즐겁지 않으니 웃음도 나오지 않고 웃고 싶지도 않았다. 웃으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만만하게 볼 것 같았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출근을 하니 내 개인자리가 묘하게 정리되어 있고, 먼지가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말당직자는 직원 A 씨였고 회사 특성상 당직자가 출근하면 다른 직원들은 출근할 이유가 없다. 내 개인자리라고 해도 인포데스크라는 공개적인 곳에 위치하여 있어 [인포데스크가 더러워서 닦았다.]라고 하면 할 말이 없었겠지만 '인포데스크 전체'가 아닌 '나의 개인자리' 구역만 정리되어 있었다.

생각이 정리된 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대체 왜 뒤에서는 나에 대해 안 좋게 말했으면서 자꾸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궁금했다.


사내메신저를 켰고 A 씨의 부담스러운 행동,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의 업무에 대해 좋지 않게 말했던 것과 그렇게 이야기 한 이유를 물었다.

직원 A 씨는 곧바로 사과했고 기분 나빴으면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내가 따지듯이 물어본 행동의 이유는 답변해주지 않았다.

그가 제일 잘하는, 자기에게 불리하면 입을 닫는 버릇으로 항상 상황을 무마시켰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나는 부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게 되고 면담 후 퇴사를 한다.





오래간만에 글로 찾아뵙습니다.

솔직히 글을 작성하면서 예전 기억을 떠올릴려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발행이 늦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신입사원의 수난시대는 끝나지 않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 감사의 인사를... 꾸벅... 드립니다.

다음편도 기대해 주시길!

keyword
작가의 이전글2-1. 25살 신입사원, 40대 동료사원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