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나 다 똑같지
P는 이별하자마자 인스타 팔로우를 끊었다. 며칠 뒤 그 사실을 알았고 나는 P를 계속 팔로우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그를 따라 언팔했다. 물론 그 후에도 종종 P의 인스타를 검색해 들여다봤다. 그러다 어느 날 알게 되었지. 얘가 새로운 여자를 만난다는 걸. 태그 해서 데이트 사진 올리고 그러더라고. 그 새로운 여자친구의 인스타 아이디도 당연히 알게 되었고, 검색해봤고. 나만 이런 거 아니잖아요.
인스타그램의 최대 단점은 ♥나 팔로우를 누른 후 재빠르게 취소를 해도 상대에게 알림이 간다는 거다. 다시 말해 실수를 번복할 방법이 아예 없는 셈이지. 조금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던 날. 습관처럼 침대에 누워 인스타를 켰는데 알림 속 익숙한 아이디가 보이더라고. P의 여친이 내 인스타를 탐방한 뒤 실수로 어떤 게시물에 ♥를 눌렀다 금방 취소했더라. 그렇지만 내게 알림은 남았지.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았고. 속으로 좀 고소했다. 너도 얼마나 신경이 쓰였으면 들여다봤겠니 싶어서.
무려 1년 전쯤 올린 게시글이었다. 아마 그 사람은 피드 끝까지 내려 첫 게시글부터 봤겠지. 심지어 내 얼굴 사진도 아니었다. 라라랜드를 보고 영화 속 한 장면을 캡처해서 올려둔 거였다. 그 사람은 P에게 말했을까? 사실 네 구여친 인스타 보다가 나 모르고 좋아요 눌렀어. 이런 말은 절대 안 했겠지? 그녀도 내가 신경 쓰였을 거라고 믿는 건 그냥 내 열등감일까?
좀 슬프게도 말이야. 그 게시글에 내가 썼던 워딩은 (감성충 같지만) 이거였어. '돌이킬 수 없는 순간, 붙잡을 수 없는 시간. 그때의 우리는 참 아프고 예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