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재테크는 반드시 ‘가로형’으로 실천

사회초년생 월급으로 살아남기 07

허리띠를 졸라매며 ‘최대저축액’을 산정해 돈을 모으고, 꼬박꼬박 투자통장으로 이체하는 데 왜 생각처럼 돈이 모이지 않을까요? 적금은 중도에 깨는 경우가 부지기수며, 목 빠지게 기다리던 만기일에 목돈을 찾고 나면 눈 깜짝할 새 증발하는 것도 부지기수입니다. 적금, 비과세 통장, 펀드, 보험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금융상품은 유지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해지하면 손해 보는 상품인 걸 알면서도 ‘나는아니겠지?’라고 시작했다가 결국 ‘나도 마찬가지’가 되어버리죠. 문제는 바로 필요한 자금을 그때그때 해결하는 ‘세로형 저축’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문식씨의 사례를 볼까요!?

 아, 문식 씨는 이 돈을 새로운 재테크에 쓸 생각은 없어 보이네요. 결국엔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안 되는 이자뿐입니다. 어떻게 자금을 운용할지는 생각하지 않고 내년에 ‘또 모으면 되지 뭐’라는 막연함과 낙천함

만 눈에 띕니다.세로형 저축이란 결혼, 육아, 교육비, 노후자금, 주택대출상환 등 앞으로 다가올 많은 대소사들을 ‘시간 순서대로 하나하나씩’ 준비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결혼자금을 먼저 준비하고, 결혼 후에 아이가 생기면 육아비 준비, 아이가 태어나면 주택자금 준비…. 이런 식으로 한 번에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재테크입니다. 제가 초년생들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뭘까요?


“결혼을 준비 중이시라고 했는데, 결혼을 하시고 나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그럼 다들 “다음은… 어떻게든 되겠죠”라며 대답을 얼버무립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집중하는 게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으로 본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결혼을 하면 살아야 할 집, 자녀계획, 교육자금, 노후자금 등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체계적인 재테크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입니다.초년생으로서 저축을 훌륭히 해낸 문식 씨는 큰 자신감을 가집니다.1년 동안 모은 적금으로 평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치도 부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힘들게 모은 ‘목돈’이 서서히 쪼그라들고 나중에는 ‘푼돈’이 되어 버립니다. 


특별한 목표가 없으면 허투루 돈을 쓰게 되고, 목표가 있더라도 당장의 단편적인 목표만 있다면 그 귀한 자투리 돈도 어영부영 새어나가게 됩니다. 이게 바로 세로형 저축의 단점입니다. 세로형 저축의 최악의 단점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머지 ‘잉여자금’이 이리저리 나돌다 결국 사라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가로형 저축은 다릅니다. 가로형 저축이란, 목표와 용도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이를 ‘동시에’ 실천하는 저축 방식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대출금 상환과 자녀교육자금, 노후자금에 대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세로형저축의 전형적인 유형이라면, 가로형 저축은 자금을 목적별로 나열하고 저축자금을 동시에 배분합니다.


만약 우리의 문식 씨가 가로형 저축의 유용함을 깨닫고, 저축을 시작할 때부터 통장을 ‘사용 목적별(가로저축)’로 분류했다면 어땠을까요? 목적별로 쓸 수 있는 비용은 동일하면서, 쉽게 사라져 버릴 수 있는 돈을 목

적에 맞게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세로형 저축’에서벗어나 ‘가로형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초년생들은 대부분의 저축을 적금에 몰아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같은 100만 원을 투자해도 적금, 연금보험, 펀드 등으로 분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매월 100만 원을 금리 3% 적금에 1년 동안 저축하는

세로저축의 경우 세후이자는 연간 16만 4,970원이 나옵니다. 만기액으로 컴퓨터나 휴대폰을 교체하고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원금은 순식간에 줄어듭니다. 

10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적금을 넣는다면 이자 수익은 ‘16만 4,970원×10년= 164만 9,700원’이 됩니다.

가로 저축은 100만 원을 목적별, 기간별로 분산 투자를 합니다. 단기자금으로 30만 원을 연 3% 금리의 저축은행의 1년 만기적금상품에 투자 시 원금 360만 원에 이자는 4만 9,491원이 됩니다. 중기자금으로 50만 원을 수익률 5%의 펀드에 5년 투자 시 1년간의 수익을 따져보면 세후이자 13만 7,475원을 포함한 만기지급액 6,137,475원입니다. 장기자금으로 20만 원을 10년 동안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여 7%의 수익을 얻었을 때, 비과세를 반영하면 2,704만 7,234원이 되는데 연간 수익만 따져보면 30만 4,723원이 됩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세로형보다 가로형이 유리합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만에 목돈을 손에 쥐게 되면 자연스레 보상심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적은 금액을 납입기간별로 쪼개서 납부하는 가로형은 그럴 확률이 희박하죠.


정리하면 통장은 ‘급여, 소비, 투자, 예비’ 등 4가지로 분류하고, 투자통장의 자금은 기간과 목표에 따라 분배해 ‘가로형’으로 동시에 투자해야 합니다. 씨앗을 심을 때도 한곳이 아니라 골고루 넓게 뿌리는 것처럼 저축도 반드시 가로형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자금의 유동성" 4가지 통장 나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