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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력 믿지 말고 자동이체 믿어라

사회초년생 월급으로 살아남기 09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 사족일지라도 지면이 허락하는 한 이 책에서 두 번 세 번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선저축 후소비’죠. 초년생을 비롯한 직장인들의 가장 나쁜 버릇은 ‘선소비 후저축’입니다. 저축을 남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소비를 남는 돈으로 맞춰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초년생들이 더 많은 저축을 할 수 있음에도 타이트한 저축을 실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전국각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500명이 넘는 초년생들을 상담하면서 몇 번이고 느꼈습니다.

재테크는 무엇보다 꾸준한 실천이 중요한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낡고나쁜 습관을 버리고 새롭고 멋진 ‘습관’을 들이는 일입니다. 건강한 몸을가꾸는 일과 비교하자면 좋은 습관은 운동, 소식과 같은 건설적인 습관이고 나쁜 습관은 흡연이나 과식 같은 파괴적인 습관입니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선 행동과 실천의 ‘의도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돈..'

보통 우린 학창시절엔 아르바이트나 용돈으로 생긴 고정적인 수입에 맞춰 소비를 합니다. 돌아보면 사회초년생보다 돈에 대한 인식이 더 견고할 때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첫 월급을 받는 순간 우리의 머릿속은 하고 싶은 것, 같고 싶은 것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고마운 님들은 왜 그리 많은지 부모님, 동생님, 누나님, 오빠님, 은사님, 친구님 선물 할 때도 너무 많습니다. 네, 맞습니다. 어렵게 취업해 땀흘리며 소중히 번 돈을 그동안 격려해주고 응원해준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받는 사람이 행복한 미소와 대견함을 표하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도 세상엔 드물죠. 하지만 오지랖은 거기까지. 돈은 당연히 아끼는 것보다 쓰는 게 훨씬 좋습니다. 입고 싶은 거 다 입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가고 싶은 곳에 다 갈 수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하지만 세상은 넓고 앞으로 돈 쓸 일도 널렸다는 사실! 결혼, 내 집 마련, 노후 등에 필요한 돈을 먼저 묶어 두지 않으면 아름다운 인생은커녕 돈 때문에 머리를 쥐어뜯는 상황만 생길 겁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부터 잡으세요. 나는 자제해서 쓸 자신이 있다? 그런 생각 추호도 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사람은 자제력이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나약한 우리의 마음보다 기계적으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ATM이 훨씬 믿음직합니다. 수중에 돈이 있으면 선저축 후소비. 백 번 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않습니다.


많은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 결과,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젊은이들의 가치관들이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N포 세대. 2015년 취업시장 신조어로,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죠.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결혼, 주택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 없이 많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 세대(3포+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 세대(5포+꿈, 희망)에서 더 나아가 포기해야 할 특정숫자가 정해지지 않고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뜻에서 나

온 말입니다.


젊은이들이 점점 많은 것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축을 부지런히 해서 목표에 한 발자국씩 다가서는 사람은 분명히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펼친 이유도 바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우

리들이 포기했던 걸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결혼을 반드시 5성급 호텔에서 하고, 신혼여행을 10박 11일 하와이로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무조건 도심 한 가운데 남들이 말하는 살기 좋은 아파트에 살 필요도 없어요. 재테크를 논하는 책에서 사랑을 논하는 게 뜬금없겠지만, 여태껏 상담을 한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은 부모의

원조 없이 결혼한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사정은 다르지만 나이가 많다고 풍요롭지도 나이가 어리다고 궁핍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사랑 하나만으로 결혼을 하는가? 그것도 또 아

닙니다.


결론은 결혼을 결심한 그 후부턴 현실에 장벽에 부딪혀 돈에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자연스레 받아 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그래서 “결혼을 일찍 하는 게 남는 것이다”란 말이 있지 않나 싶네요. 대개 결혼과 함께 대출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비율의 크고 작음의 차이가 결혼 전 재테크의 결과입니다.

저축의 가장 큰 노하우는 바로 ‘실행’입니다. 이번 달에 나갈 돈이 많다고 다음 달로 미루고, 또 미루다 보면 시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꼭 좋은 상품에 가입해야 좋은 재테크가 아닙니다. 여러 상품을 고민하기 이전에 소비 패턴부터 바로 잡아 저축을 할 수 있는 ‘비율’을 올리는 게 가장 좋은 습관입니다. 예를 들면 월급 200만 원 중 150만 원을 저축하는A씨와 월급 300만 원을 받지만 100만 원을 저축하는 B씨가 있습니다. A씨는 본인의 급여 중 절반이상을 저축을 하였지만 B씨는 반대로 절반 이상을 소비를 하였습니다. 상담하는 분들 가운데 이러한 패턴을 갖고 계신 분들 상당히 많았습니다. 재테크를 논하기 전 저축에 대한 필요성, 미래에 대한 방향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올바른 습관을 잡을 수 없습니다. 월 200만 원을 벌지만 소비를 줄여가며 150만 원

을 저축한 A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여도 오르고 기존에 실시했던 저축액들이 늘어가고 이자도 받아감에 따라 B씨보다 더 큰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품에 대한 고민보다 이전에 본인 소비패턴부터 고민하고 조절하는 기초단계부터 거치신다면 한층 더 나은 재테크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습관을 우습게 알면 안 됩니다. 심지어 이것들이 모여 부자와 평범한 사람을 가르기도 합니다. A씨는 동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을 겁니다.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이 공항에서 갑자기 전화를 걸 일이 생겼는데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주머니를 뒤져 동전을 찾아낸 그는 난감한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전화요금에 맞는 동전이 없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이면 될 것을 500원짜리 동전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때 그는 먼거리를 걸어 가게에서 동전을 바꾼 후 다시 박스로 돌아가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유함과 평범함의 차이입니다. 10원이 모여 100원이 되고, 100원이 모여 1,000원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 작은 습관들이 모여 부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물 한 방울이 떨어져 바위에 구멍을 만들 듯, 우리가 매일 행하는 하나하나의 소비와 저축습관이 인생에 남다른 결과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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