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월급으로 살아남기 14
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막 첫걸음을 내딛는 경우, 가장 흔하게 접하게되는 단어가 바로 CMA(종합자산계좌관리)입니다. CMA는 기본적으로 ‘증권상품’입니다. 종합금융회사나 증권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어음 및 국·공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하여 운용한 후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너님께서 무슨 말을 하는 지 도통 모르겠다’라고 머리를 쥐어뜯지 않으셔도 됩니다. 쉽게 말해 증권사에 내 돈을 맞기면 증권사가 그 돈으로 대신 투자를 하고, 여기에 대한 수익을 나눠주는 대리 ‘투자’ 상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CMA 상품 역시 증권사와 연계해서 판매하는 것이지, 예적금과 같은 은행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CMA=증권상품=대리투자! CMA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다음 페이지 그림을 보시면 대충봐도 장점이 많아 보이지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하루만 넣어놔도 이자가 쌓인다는 것! 그야말로 ‘언빌리러블’입니다. CMA 통장에 넣어놓은 자금은 통장에 묻혀있지 않습니다. 증권사가 우량한 어음이나 채권등 안전자산을 사고팔면서 돈을 불리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자율입출금식 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 금리를 확인해봅시다. 현재 증권사나 종금사를 통해 판매중인 CMA를 살펴보면 500만 원을 예금할 경우, 세전 1.35~1.50%의 금리를 지급합니다. 기대만큼 높진 않지만 거의 제로 금리에 가까운 은행보다는 분명히 나은 선택이지요. 500만 원을 아무 것도 안하고 일주일만 넣어둬도 1,200원이 생기는 거니까요. 이런 장점 때문에 최근 CMA 통장을 월급통장으로 쓰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은행 자율입출금 통장과 비교해 CMA 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주식계좌를 개설힐 필요 없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로 돈을 옮길 필요가 없단 얘기입니다.
주식을 한 번 해보겠다 하는 사람 입장에선 증권시장에 투자하기 전 자금 대기지점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현금화도 빠르게 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CMA를 개설할 때 시중은행과 연계하는 카드를 만들면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현금인출도 가능합니다. 얇은 귀가 다시 팔랑거리기 시작하시나요? 그럼 어떤 상품이있는 지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CMA 통장은 운용 방식에 따라 RP형, 종금형, MMF형, MMW형등 총 네 가지의 유형으로 나뉘어집니다. 가장 가입자가 많은 RP형은 자금을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해 고정된 금리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종금형은 원금이 보장되고 고정금리를 지급하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입니다. MMW형은 자금을 우량 금융기관의 단기상품에 투자하고 그 원리금을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MMF형은 금리가 정해져있지 않으며, 운용결과에 따라 수익이 결정됩니다. 다만, 대부분 안전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오히려 요즘과 같은 저
금리 시대에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느 상품이 가장 좋다기보다 자신의 용도와 상황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초년생 입장에선 CMA를 급여통장으로 하는 게 가장 손쉬운 활용방안입니다. 어차피 오래 머물지 않을 돈인데, 조금이라도 이자를 받는 게 이득이니까요.
그럼 장점만 있을까요? 그건 아니에요. 일단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마음에 걸리실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월급통장을 CMA로했을 때 가장 아까운 부분은 ‘주거래은행’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이유는 장기적 관점에서 예금, 적금, 대출 등에서 우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수고객이 되면 그만큼 예적금과 대출에서 우대금리를 받습니다. 사회초년생은 앞으로 목돈이 필요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결혼부터 자녀, 내 집 마련까지.. 때문에 대출 우대금리가 무엇보다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만약 자신의 재무포트폴리오에 ‘대규모 대출’이 예정되어 있다면 주거래은행의 혜택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수수료 혜택도 사소하지만 눈여겨 봐야 할 부분입니다. 은행 월급통장은 출금, 이체수수료가 대체로 면제되지만 CMA의 경우 수수료를 500원 이상 내야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또 한 가지 불편한 점은 CMA를 판매하는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월급통장은 특성상 입출금이 잦고 각종금융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해야 할 일도 잦습니다. 하지만 CMA를 가입한 증권사는 은행보다 지점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급할 때 방문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지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CMA는 ‘4가지 통장’ 중 네 번째인 ‘예비통장’으로 활용하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CMA는 대체로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금리도 크게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원금보장 여부나 예금자보호 여부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내 돈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라며 초조해할만큼 위험한 투자상품도 아닙니다. 일반 통장보다 이자가 높기 때문에 하나씩 가입하는 것이 좋지만, 초년생 입장에선 월급통장보다는 여유자금을 넣어두는 비상금 통장이 가장 적합합니다.
자유입출금식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사용할 데가 없는 자금이나 뜻하지 않게 생긴 보너스를 넣어두면, 일반 입출금통장에 비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금유동성 측면에서도 CMA는 필수적입니다.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특히 모든 자금을 적금이나 펀드 등 해약시 불이익을 받는 장기투자 상품에 묶어둘 경우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CMA를 만들어 둔다면 ‘1원의 손해도 없이’ 즉시 출금이 가능해 자금유동성을 높이는데도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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