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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ISA) 열풍,  이사해야 하나?

사회초년생 월급으로 살아남기 21

2016년 3월 14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도입되었습니다.

 출시 3개월 만에 230만 계좌를 돌파했고 종 가입금액은 2조 2,000억 원을 넘어섰습 니다.

ISA가 도입된 이후 재테크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역시 ISA 관련 질문입니다. 벌써 국내총인구의 4.5%가 가입한 그야말로 지 금 이 순간 가장 ‘핫’한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ISA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모았다는 점입니다. 본래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선 각각 계좌를 따로 개설해야 했습니다. ISA는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비중으로 투자하 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지금까지 샴푸로 머리를 감고, 치약 으로 이를 닦고, 클렌징으로 세수를 했다면 화장품 하나로 머리도 감고, 이도 닦고, 세수까지 다 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일단 복잡한 창 구를 ‘딱 하나’로 압축해 편의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비과세’입니다. ISA는 연간 200∼250만 원의 투자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은 이자 또는 배당수익을 얻었을 때 15.4%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ISA 계좌에서는 연 근로소득 5,000만 원 초과자는 투자수익의 200만 원까 지, 5,000만 원 이하자는 250만 원까지 면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연 2% 정기예금에 1억을 저축했다면 2% 이자인 200만 원에서 30만 8000원의 세금을 제한 169만 2,000원만 받을 수 있는데, 이 30만 원의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입니다. 면제 범위를 넘는 금액은 9%(지방소득세 포함 시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단, 혜택이 있는 만큼 제한도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의무가입기간인 5년 이상 계좌를 유지해야 합니다. 근로소득 5,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 자산형성지원을 신청하여 지원금을 지급받는 이 등은 3년입니다. 의무가입기간 동안은 내가 얻은 수익을 가 져갈 수 없습니다! 만약 중도인출을 하려면 그동안 과세혜택을 받았던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ISA는 영국과 일본에서 먼저 도입했는데 영국은 국민의 40% 이상 이 가입해 재테크 기본통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저금리 에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시대에 정책적으로 국민재산 늘리기가 필요하 다고 판단했고, 세수를 줄이더라도 국민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ISA상품을 도입하게 된 것이죠. 일단 정부에서 적극 밀어주는 상품이기도 하고, 편의성과 비과세라는 혜택과 함께 의무가입기간이라는 조건 때문 에 도입 초기 금융권에서는 경쟁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했습니다. ISA는 주택청약종합저축처럼 ‘1인 1계좌’가 원칙이기 때문에 마케팅전도 장난 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은행에서 일하는 지인에게서 가입권유 전화 한번쯤 받아보셨을 겁니다. ISA가 기본적으로 의무가입기간이 있 는 상품이다 보니 은행들마다 유치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요. 때문에 상 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불만도 잦고 개설만 해두고 활용은 하지 않는 ‘깡통계좌’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자, 그렇다면 당최 이 ISA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은행에선 ‘쉬쉬’하는 ISA 비과세의 함정


수수료가 수익을 결정한다! ISA를 똑똑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ISA의 특징인 수수료를 알아야 합 니다. 우선 ISA의 가장 큰 장점은 비과세 혜택입니다. 금융권에서도 이 점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그런데 세금을 내는 것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 보다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수수료’ 때문입니다.


먼저 ISA의 수수료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일임형’과 ‘신탁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ISA통장은 여러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다고 했는 데 통장에 들어갈 상품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하는 것을 신탁형, 금융사 에서 미리 준비한 포트폴리오의 도움을 받아 운용한다면 일임형입니다. 문제는 두 가지 타입의 ISA 계좌수수료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신탁형은 0.4~0.8%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일임형의 경우 1%까지 수수료가 올 라갑니다. 대신 투자를 해주는 수고가 있으니 수수료가 높은 셈이죠. 저 금리시대기 때문에 약간의 수수료도 무시하지 않고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5.4%라는 세금이 면세되는데 1%대의 수수료 가 대수냐, 라는 식으로 ‘숫자’에 놀아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연 2%의 수익률을 얻는 펀드에 ISA와 비 ISA계좌로 가입했을 경우를 가정해 봅시다. 5년간 통합수익은 200만원 미만인 100만 원으로 세금이 없죠. 이 때 0.4% 수수료를 공재한다고 하면 연간 4만 원×5년=20만 원으로 순수익은 80만 원이 됩니다. 반면 일반펀드에 투자한다면 매년 20만 원의 15.4%인 3만 800원×5년=15만 4,000원으로 오히려 ISA보다 이익입니다. 즉, 상품에 따라 수익률과 수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품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임형 ISA의 경우 ISA 도입 후 3개월간 수익 률이 최저 0.1%에서 최고 5.1%로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수수료도 최 저 0.2%에서 2%넘는 곳까지 무려 10배 가까이 격차를 보였죠. 때문에 ISA가 가입만 하고 활용만 하면 무조건 이득이라는 ‘ISA 만능주의’는 절대 금물입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논란도 생겨나 는 것입니다. ISA는 금융상품이 아니라 상품을 담는 일종의 ‘바구니’입니다. 하나의 계좌 안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관리할 수 있으며, 비과세 혜택이 있 다는 장점과 의무가입기간이라는 제약이 있다 뿐이지, ISA 안에서 다루 는 금융상품들은 기존의 상품들과 똑같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나의 투 자성향이 어떤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어떤 상품을 ISA 라는 바구니에 담을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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