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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주가를 방어하는 방법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공포증시신저가 기록 행진 기업이 주가를 방어하는 방법 >
 
 2018년 1월 말에 이어 10월 세계 주요국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세계경제의 확장 속도가 둔화되거나 침체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반기 들어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이 각국에서 관찰되고 있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책당국이 재정 및 통화정책이라는 무기를 거의 다 써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마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나몰라 할 순 없는 노릇이다. 10월에만 국내 10대 그룹 시가총액이 93조원이 넘게 증발했다. 이런 경우 기업은 주가를 지키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먼저 기업이 주가를 방어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가 있다. 여기서 자사주 매입이란 기업이 자기가 발행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해당 주식을 매입할 때는 이들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가가 회사의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시장 상황만으로 급격하게 내리는 경에 최대주주의 자사 주식 매수는 효과적인 주가 방어 수단이 된다. 더불어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이걸 반대로 기회로 삼아 싼값에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주가가 내린 틈을 이용하면 경영권을 강화하고 승계 구도를 갖추는 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최근 이들의 장내 매수가 많아진 걸 수도 있다. 이에 10월 특히 주가가 크게 하락한 삼성카드, 대신증권, 한국자산신탁, 메디톡드 등이 자사수 매입 공시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한 달이 안 돼 약 10-27% 정도 하락했다. 대신증권 대표는 10월 15일 자사주 4만원 5500주를 주당 1만976원에 매입한 데 이어 17일에는 3만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총 매입가는 8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양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7.18%에서 7.33%로 0.15%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에 사용되는 기업들의 엄청난 자금은 보다 강력한 장기 성장을 유도할 신기술 개발이나 공장 설비 개선에 사용될 수 없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하다. 
 

 또 다른 주가 방어 방법으로 ‘무상증자’있다. 이는 증자(자본금을 증가시키는 것)를 하되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자본금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무상증자로 자본금을 늘리기 위한 재원은 잉여금에서 발생하는데, 잉여금에서 돈을 끌어와 자본금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무상증자한 만큼 잉여금에서 자본금으로 이동할 뿐 자본금과 잉여금의 총합은 같다. 따라서 재무구조엔 변화가 없지만 잉여금을 줄이고 자본금을 늘려도 될 만큼 기업 내부에 잉여금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에서는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이 기업의 주식이 인기가 높아지게 된다. 


 기존 주주 또한 공짜 주식을 받아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되니 당연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이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주가 관리의지를 표명한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0월 10일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서전기전과 엠씨넥스는 지금까지 각각 36.8%, 15.2% 상승했다. 이밖에도 25일 코스닥 상장사 유티아이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했고, 같은 날 지스마트글로벌도 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하자 7% 상승했다. 하지만 무상증자를 한다고 무조건 상승하는 건 아닌데 지난 10월 16일 무상증자를 밝힌 아이크래프트도 7000원대에서 6000원대로 떨어졌고, 지난 15일 무상증자를 발표한 엔지스테크테크널러지 역시 발표 당일 3만5000원대까지 반짝 상승한 뒤 하락세를 그리며 2만4000원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이렇듯 보통 어느 쪽이든 단기 주가 상승을 부르는 호재로 인식되지만, 100%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주가 상승은 결국 기업의 향후 미래 가치가 커질 때 가능하고, 현재와 같이 조정이 길어지면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투자에 꼭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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