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삭제하기 전에,

- 영화로, 마음 토닥토닥-

by 이음음

영화 '반지의 제왕' 1편에
주인공 프로도가 골롬을 죽이려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모습을 본 하얀 수염의 간달프 할아버지가

프로도를 막아섭니다.

프로도는 원망하듯 외칩니다.


"이런 나쁜 놈은 죽여야 해요!"


그러자 간달프는 뜻밖의 답을 내놓습니다.


"그가 나쁜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그는 너를 돕는 자가 될 수도 있다."

(나의 짧은 기억력으로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골롬을 죽이려는 프로도를

간달프가 왜 막아섰는지

나는 1편에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2편과 완결편을 보면서

나에게 그 장면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골롬은 영화 내내 반지에 대한 욕심으로

프로도를 힘들게 하지요.

그러나 프로도가 목적을 달성하는데

골롬은 결국 훌륭한 길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살다보면 골롬을 닮은 이들을 만나고는 합니다.

하는 일마다 태클을 거는,

결정적인 순간에 더욱 심한 태클이 들어오는!


그럴때마다, 골롬을 제거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고는 합니다 (아뵤~!)


그는 나를 지치게 하고

때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일으켰지만

목적지로 가는데 필요한 인물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골롬이 그렇지는 않지요)


그래서 골롬을 내 인생에서

성급하게 삭제할 수 없습니다.


돌아보니 그랬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로 꼬투리를 잡아

나를 야근시키며 괴롭혔던 골롬으로 인해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 인생의 골롬을 만난 흔적이

스트레스성 여드름 자국으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그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길에서 그를 만난다면?

...... 제발 그런 일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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