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윤대현씨가 들려 준 조언...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고,
건망증이 생긴 건지 사람 이름도 쉽게 잊어버립니다.
전보다 자주 욱하고 짜증을 잘 내기도 하고요.
요즘은 잠도 잘 안 오고, 잠이 들어도 자꾸 깹니다.
마음먹고 휴일에 편히 쉬어 보려고 해도 쉽게 쉬지를 못하네요.
왜 그런 걸까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가진
정신과 의사 윤대현 씨는
이것을 소진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의 책 <마음 성공>을 읽던 시점은
그리 바쁘지 않던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소진증후군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더군요.
(사실 이런 제목의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우연히 듣게 된 그의 강의는 흥미로웠습니다)
책상 위에 높게 쌓여있는 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면
'아, 내가 소진증후군이어서 그렇구나' 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상황인데 왜 마음이 힘들었던 걸까요?
"소진증후군은 우리 감성 에너지라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돼 버릴 때 나타나는, 뇌의 심각한 피로 현상이다."
_윤대현의 <마음 성공> 중에서
많은 업무를 처리하느라 몸의 에너지가 소진되면
물론 감성 에너지도 소진됩니다.
몸이 아닌 이성과 감성이 부딪혀 감성이
지칠 때도 그렇다고 합니다.
내 마음과 달리 "해야만 해"라고
말하는 이성의 명령에만 복종하며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감성을 달랠 만한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감성 에너지는 무섭게 돌변해 버립니다.
녹색 얼굴의 헐크처럼 주변을 산산조각내기도 하지만,
좀비 같은 얼굴로 주변에 스산한 어둠의 기운을 내뿜기도 합니다.
무기력해지고,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게 되고,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게 되고
몸이 아픈데 왜 아픈지 알 수 없는
상태까지 이릅니다.
삶의 의미가 잘 느껴지지 않는, 우울증보다 더 무섭다는
무감동 상태에 이른다면 증상은 깊어진 단계입니다.
성취감을 주던 일이 무의미해지고,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기도 하지요.
자아에 대한 지나친 집중은 많은 에너지를
소진시키니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현대인은 자아 과민의 사태다.
나를 찾기 위한 노력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다.
나에게 집중해 살고 있는 것이다."
_ 윤대현의 <마음 성공> 중에서
인생에 한 번쯤은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에 집중하며
마음을 다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 어렵고 중요한 질문에 빠졌을 때는 지혜로운
조언자나 삶의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자칫 밖으로 나가는 길이 없는 미로 속을 홀로
헤매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바싹 말라버려 당장이라도 부셔질 듯한 감성을
어떻게 하면 촉촉하게 생기 넘치는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자신에 대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 자신도 쉽게 변하지 않고,
나를 둘러싼 상황도 쉽게 변할 것 같지 않은 고달픈 인생에서
어떻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정신과 의사 윤대현 씨는
아주 단순한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목표를 낮추세요."
많은 것을 성취한 사람도 목표가 높다면
만족감을 갖지 못합니다.
목표를 낮출 줄 아는 사람,
저자는 그를 겸손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겸손은 그저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가 아니라
멘틀 트레이닝의 핵심 기술이다.
겸손한 사람은 목표를 낮출 줄 아는 사람이다."
_ 윤대현의 <마음 성공> 중에서
타인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마음만이
겸손함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내가 가진 것이 부스러기처럼 작아 보일지라도
감사하며 나 자신을 격려해 줄 수 있다면...
그런 마음이 나 자신에게 겸손한 태도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언젠가 출구가 없는 미로에 갇힌듯
마음이 헤매였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내 마음을 꽁꽁 묶고 있던
높은 기준을 벗어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만든 철장 속에 나를 가두고 있었구나'
내가 가진 것이 부스러기처럼
보잘것없고 작아보일 지라도
감사합니다.
그 마음이 나를 자유롭게 풀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