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간

아파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다면

by 이음음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사랑이 되기도 하지만

부딪혀 아프기도 합니다.

여러 겹의 상처가 굳은살이 되고

마음 어딘가에 가시 모양으로 자라게 됩니다.


숨겨져 있던 가시가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만나면

아픈 자국을 남기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마음을 맞대고 있으면

찔렸던 시간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이들도 만납니다.




그런 고마운 이들 중에

눈치도 없고 땡깡도 자주 부리지만

사랑을 불어넣는 존재가 있습니다.

마음이 슬플 때,

사람에게 실망해 눈물이 나려 할 때

아이들을 떠올리면 다시 웃게 됩니다.


먹고 싶은 것도

자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것도

다 내려놓고

오직 '엄마의 사랑'을

가르쳐 주었던 아이들이

엄마에게 사랑을 건낼 만큼 자랐습니다.



'엄마'란 이유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아이들.

엄마가 없으면 큰 일이라도 날것처럼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들.

그 사랑과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주고 받을 만큼 아이들이 자라고,

그 사랑을 음미할 만큼 엄마도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채우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풍경이 눈 앞에서 날마다 벌어집니다.

놀이터에 나가 한참을 뛰어놀고 온 아이들이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달려와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습니다.

숙제를 한다며 식탁 앞에 앉아

자그마한 손으로 연필을 꼭 쥐고

글씨를 한자, 한자 써 내려갑니다.

한 손으로 겨우 도레미 세 음만 치던 딸아이가

두 손으로 동요 연주도 들려줍니다.


사춘기가 되고,

어른이 되면 아이들에게서도

가시를 발견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지금의 행복을 누리겠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마25:40)"라고

성경은 말하지만

보이는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자녀에게 조차도 우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사랑하기를 미룰 때가 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콩알만큼 작았던 아이들이

이렇게 두 발로 뛰며 웃을 수 있는 존재로 자라난

신비를 보며 배웁니다.


지금은 보잘 것 없어 보여도

그 안에 생명이 있다면 소망이 있습니다.

그는 성장할 것입니다.

지극히 작은 한 사람에게도

소망을 갖는 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는 분명 성장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10년 후, 두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자라나 있을까요?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게 된다 할지라도

계속 소망을 품고 있기를 기도합니다.

한 사람에게 걸림돌이 되는 욕심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성장의 길을 만들어 주는

소망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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