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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Jun 07. 2019

낭만주의자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낭만주의,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그러나 매력적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베르트르에게  

사랑하지만 곁에 있을 수 없었던

로테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베르테르는 로테보다

그녀를  향해 솟아나

자신의 감정 더 집착했던 건 아닐까요.

사랑, 열정, 자유 같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에게

베르테르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당신처럼 합리적인 사람들은

이건 바보짓이야. 저것이 올바르지.

이런 식으로 판단을 내려야 직성이 풀리지.

하지만 당신들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절박함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나?"

_<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중에서


빨간책방의 이동진 님은

베르트르를 낭만주의

알베르트를 계몽주의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타난

계몽주의자들은 "논리적으로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수 없는

것에 어떤 의미도 가치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낭만주의자들은 논리로 풀어내지 못할

신비와 뜨거운 감정이야 말로 진리라고 생각"했지요.


사상(이즘)은 문학, 미술, 음악이란 예술의 옷을 입으면서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베토벤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밖으로 나와야 한다."

철학을 가지고 음악을 만듭니다.

그의 음악은 이성을 중시하는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흐름을 들려주지요.


<파리의 노트르담>을 쓴 빅토르 위고는

"낭만주의, 그것은 자유정신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우스꽝스러움, 추함, 괴상함도 다루는 폭넓은 예술을 추구했습니다.


개인의 감성과 상상력, 신비,

자유와 표현을 중시하는

낭만주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모든 사상이 그렇듯

낭만주의 또한 그것의 빈틈을 드러냅니다.




"계몽주의가 세상을 합리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되었듯이

낭만주의는 권위와 억압으로 가득한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나 혁명가와 같은 낭만주의자들의

가장 큰 빈틈은 "반항은 있으나 대안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여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등장하는 대화가 있습니다.


"a란 남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서 회사 일도 잘하고

결혼해서 잘 살 것 같긴 한데.. 재미가 없고

b란 남자는 열정적이고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해서 함께 있으면 재미있고 즐거워서 연애는 좋은데...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계몽주의나  낭만주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겠지요.

인간에게 이성과 감정이 공존하듯이

우리 곁에 남아있는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이성과 감정이 함께 있기에 인간은

고민하면서도 또 얼마나 행복한지요.

상황에 따라 어떤 것이 더욱 빛을 발하는지

분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위의 글은 안광복의 저서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에서 발췌한 문장이 담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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