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지고 돌아온 남편에게

by 이음음

결혼한 남자들은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나 봅니다.


"이 정도 되는 월급으로 우리 가족이 계속 살아갈 수 있겠어?"

"이 회사에서는 비전이 안 보여. 꿈꾸던 삶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


고민이 고민으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답답하고 희망 없는 마음이 쌓이면

모험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꿈꾸던 삶을 이루어 보겠다던

한 가장의 모험으로

억이 넘는 돈을 잃은 선배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어려움 앞에서 부부란 어떤 관계인가를

고민하던 시절이었지요.


그 사건 이후 선배의 남편은

다행히 회사로 돌아갔지만

달라진 것은, 더 높게 쌓인 빚과

매달 더해진 이자였습니다.


상황과 달리 이들의 이야기는

비극적으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전에도 워낙 사이가 좋았던 부부였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선배는 남편을

예전처럼 대했습니다.


"왜 그랬어? 당신이 날린 돈이니까

당신이 책임져."


이런 말 대신 선배는

다시 출근하는 남편을 예전처럼 안아주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멍하니 근심 어린 표정을 지을 때는

이렇게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돈이야 다시 벌면 돼."


선배의 그런 태도가 도대체

어떤 마음에서 나올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잖아.

우리 가족을 위해 더 좋은 집에서

살게 해 주려다 그랬으니까...."


기도하면 신기하게도

하나님이 선배의 마음에

평안을 부어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불쑥불쑥 올라오는 염려와 분노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선배는 이전보다 더 자주

기도의 자리로 달려갔습니다.



가족이기에,

편한 사이기에

이들의 잘못이나 실수 앞에서

이런 말이 먼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왜 그랬어?"


"왜"라는 말 뒤로 선명하게 선이 그어집니다.

그리고 두 사람으로 나뉩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

그리고 잘못을 비난하는 사람.


한 사람의 선택으로 인한

힘든 시간을 "괜찮아"로 끌어안은

선배를 보며 두 사람이

한 마음이 되는 시간을 보았습니다.


문제 앞에서

비난자도 구경꾼도 아닌,

함께 견디며 걸어가는 마음,

그 사랑을 생각합니다.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함께 짐을 메고 가는 이들을 만나면,

사랑이 가진 깊이를 다시 돌아봅니다.


그런 깊이를 품은 사람이 되기를,

그런 깊이 있는,

참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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