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받는 선물

믿음이란 무엇인가

by 이음음

최재봉 교수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 에서

지금 세상의 흐름을 읽는 것은 "살아남느냐 아니냐"란

생존의 문제인 듯 말한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남녀노소 모두 휴대폰을 들여다 보며 살아가는 시대,

그러니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족에 대한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유튜브에 영상을 만들고 올리고

이렇게 부와 명예를 얻은 성공사례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마치 미국 서부 개척시대,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금을 찾기 위해 나선 이들의 열기와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팬덤이 권력이 되고 돈이 되는 세상.

그래서 너도 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서 있으려 하고,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보여주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신의 삶을 물건처럼 전시해서 팔아서라도

팬덤을 얻는다면 그것도 삶의 의미,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시대.

무엇이 옳은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 혼돈스러운 시대 속에 나 또한 살아가고 있다.

나의 생각, 바램, 판단은 이런 세상의 흐름에 얼마나 많이 물들어 있을까?




사람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따라 옮겨간다.

세상은 빠르고,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며 움직이고 있다.

나의 시선 어느새 그런 변화에 집중하고 빠져버리게 된다.


그런 가운데

보이지도 않는 듯하고

움직이지도 않는 듯한 하늘.

그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이들이 있다.


교회 소그룹에서 열심히 말씀을 가르치고

말씀대로 정직하게 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살아가던

리더분께서 얼마 전 파업 신고를 하셨다.

예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입 때문에 결국 그렇게 선택하셨다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소그룹 리더의 가르침대로 살아낸

다른 한 분이 하나님께서 사업에 복을 주셨다며 감사함을 나눴다.

동시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 아이러니함.

하나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당장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는 한다.


소그룹 리더님은

하나님께서 먹이고 입히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불쑥불쑥 몰려오는 경제적인 두려움과

싸우고 계신다고 하셨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히 11:1)"라고

성경은 말한다.


보이지 않지만 바라는 미래와

보이는 현재와의

간극 사이로 떨어지는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말씀과 말씀이 성취되는 시점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과 두려움.

'나는 이렇구나'를 느낀 절박함의 힘으로

예수님을 부르며 그분 곁으로 달려가게 된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희미하나마 눈 앞에 보이는 듯해서

잠시 그 사실에 기대어 안정감을 찾으려 했다.

눈 앞에 보이는, 벌어지는 상황 앞에서

마음은 성급하게

'주님이 이것을 원하시는구나.

또는 이것을 원하시지 않는구나'

마음은 단정 짓고 싶어 한다.

마음은 옳은 곳보다 안정감을 느끼는 쪽으로

쉽게 기울어진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시선을 멈추고 다시 예수님 앞에 앉아 눈을 감는다.




예수님을 따라가는 자의 길은

보이지 않는 것이 맞다.

길이 보이면 길을 보며 길을 따라 걷는다.

그러나 세상이 말하는 길이 아닌

예수님을 따라가는 자.

그래서 보이지 않는 길 앞에서

예수님께 더욱 집중하는 자들이 있다.

믿음으로 부름심을 받았을 때에

갈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간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의 선배들을 떠올린다.


믿음이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면,

알 수 없음과 혼란과 갈등,

불완전한 걸음과 실수와 헛수고가

벌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수님을 붙잡는 손의 힘이 더욱 강해지기를.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눈이 되기를.

그러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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