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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Mar 25. 2020

무엇이 좋은지 알 수 없기에


"진료실에 듣고 싶은 말과

듣고 싶지 않은 말을 생각해 두고

들어오시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척추 전문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환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고통에 대해

스스로 진단을 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상태와 비교해서 말이죠.


"옆집 사는 그는 허리가 아파서 기어 다닌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것도 아니고

허리가 아파서 다리가 저린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잖아."


그리고는 스스로 내린 결론을 가지고

진료실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렇다 내 상태는 그리 나쁜 게 아니겠지.

약이나 주사 정도 맞자고 하면 해봐야겠어."


결론을 짓고 진료실에 들어온 온 환자는

의사의 말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MRI를 찍어보자는 의사의 한마디에

깜짝 놀라며, 수술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 해도

믿지를 못합니다.


나의 몸은 내가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봅니다.

사실이 아닌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기 합니다.

그것이 낯섦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일 수도 있겠지요.



"네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그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


세상은 마음에 답이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몸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닐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깨진 마음인지도 모르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았던

지난날의  흔들림 끝에

이제는 이런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마음이 이끄는 길이 아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 가게 해주세요.


세상에 물든 자아가

너무 커지면,

나에게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좋지 않은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이럴 땐 믿는 자들의 길이 되신 분께로 갑니다.

예수님을 묵상하면, 그분이 나를

길을 걸어가십니다.


답답했던 마음이었지만 더듬거리며

따라갔던 그 길 끝에,

선물처럼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는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내 가야 할 길은 이 길이었구나.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이 이 길이었구나.


나를 만드신 분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이,

내가 바라던 나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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