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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Dec 31. 2020

당혹스러운 그러나 안쓰러운

2020년을 보내며 



도로에서 이런 풍경을 만나면

당혹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이 되고는 합니다.


뿌리가 뽑힌 나무가

커다란 트럭에 실려 도로 위를 달립니다.

나뭇가지는 하늘이 아닌 

땅을 향해 누운 채 휘청이며

도로에 부딪힐 듯 말듯 

아슬아슬합니다.


뿌리가 뽑힌 채 

알 수 없는 곳으로 실려가는 

나무를 바라보는 심정이었던,

202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이제는 마음을 추스려야겠다

다짐하니,  

눈 앞의 풍경이 다시 보입니다.


뿌리가 뽑힌 채

트럭에 실려가던 나무는

버려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죽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땅으로 옮겨지기 위한

길을 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뿌리내릴 땅에

도착하기 전까지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해보다 

소망이 간절합니다.

소망이 없다면, 

앞이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무엇을 붙잡고 걸을 수 있을까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앞에서

땅의 가능성이 아닌 

하늘의 소망을 바라봅니다.


하늘에서 부어주신 소망을 품고 간다면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appy New Year! 




#새해인사 #2021년 #2021년_소망

#새로운땅으로_옮겨가는_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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